어쩌다 이제 발견했을까. 단역도, 악역도, 사랑스러운 여주인공도 제 옷처럼 소화해내는 배우 김혜윤을 두고 하고싶은 말이다.
김혜윤은 지난 2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에서 엑스트라 여고생 은단오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어하루'는 은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로 금수저 여고생 은단오가 주변에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을 겪으며 자신이 만화 속 캐릭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정해진 스토리대로 움직이느라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자신의 일상을 바로잡기 위해 운명과의 대결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번 드라마는 김혜윤이 처음 주연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지난 2월 종영한 JTBC 드라마 'SKY캐슬' 이후 첫 복귀작이기도 하다. 김혜윤은 'SKY캐슬'에서 강준상(정준호 분), 한서진(염정아 분) 부부의 첫째 딸이자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노력하는 악바리 여고생 '강예서' 역을 완벽하게 소화, 7년만에 단숨에 무명 탈출을 했다. 특히 염정아, 김서형 등 내노라하는 명품 조연들 사이에서 지지않는 연기력을 뽐내며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캐릭터 자체는 '밉상' 캐릭터 였으나 김혜윤의 사랑스러움은 악역 연기에서도 자연스레 묻어나 수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전작이 강렬한 캐릭터였으니 이번 드라마가 더욱 기대되기도,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전작 캐릭터가 강렬한 데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비슷한 수준의 연기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방송이 나간 뒤 김혜윤은 이 모든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사랑받는 부잣집 병약한 딸이라는 캐릭터를 극중 스테이지(만화에 등장하는 공간)와 쉐도우(만화에 등장하지 않는 뒷세계)에서 나눠 연기하면서 병약하고 마음 약한 은단오와 운명을 바꾸겠다며 호언장담을 하고 다닐만큼 당차고 씩씩한 은단오 두개의 성격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 자아를 찾은 뒤 시공간이 마음대로 뛰어넘는 것을 보며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스테이지에 들어올 수 있는 엑스트라 하루(로운 분)을 찾아내는 등의 모습이 그렇다. 자칫 유치하게 비칠 수 있는 '스테이지'에서의 연기 역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커버했다. 데뷔 7년차. 첫 로맨스 연기를 하는 김혜윤이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레 하루와 백경(이재욱 분)과 케미를 뽐내는 부분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2월, 'SKY캐슬' 종영 인터뷰 당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목표로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연기하겠다"며 "김혜윤이라는 배우에 대해 많이 궁금해해 달라"고 말했던 김혜윤. 불과 반년 남짓한 기간동안 아역이 아닌 한 사람의 배우로 훌쩍 자라 '믿고 볼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작들에서도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김혜윤이다. 16부작인 '어하루'는 초반부라고 할 수 있는 6회까지 순탄
한편,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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