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직설적인 표현은 "사랑해"라는 말이겠지만, 이 세 글자 없이도 이 세상 모든 사랑을 다 가져다놓은 듯한 두 사람을 만났다. 공개 연애 중인 가수 현아, 던 커플의 신곡 발표 쇼케이스에서다.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현아 & 던 솔로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현아는 디지털 싱글 '플라워 샤워'로 약 2년 만에 컴백하고, 던은 디지털 싱글 '돈'을 통해 솔로 데뷔한다.
이날 현아는 "져주고 그런 게 없었다. 무대 위에서는 서로 자기 것을 하기 바쁘다 보니, 앨범 내는 시기도 어떤 게 먼저 나가면 좋을까가 아니라, 내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좋을까에 대해 회사와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스케줄을 잘 모르다가 막바지가 되어서야 디테일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아는 "준비하면서 티격태격을 많이 했다. 특히 쟁탈전이 심했다. 뮤직비디오 감독님 쟁탈전, 연습실 쟁탈전이 있었다. 서로 먼저 나오겠다고 막판에 같이 나오기로 정리했다"며 "시너지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아는 "어쩌다보니 경쟁하게 됐다"면서 "나는 경쟁이라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던은 경쟁자라고 생각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던은 "이상하게 (함께 나가는 게) 부담이 덜 됐다. 혼자 나가는 게 처음이라 처음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같이 한다고 하니 걱정이 덜어졌다"고 말했다.
싸이와 한솥밥을 먹게 된 배경에 대해 현아는 "러브콜이 왔다는 것도 신기했다. 나는 무대 위에서 트러블메이커 이미지였는데, 그 모습에 반하신 건지, 아니면 '강남스타일' 때 반하신 건지 연락 주셨다는 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현아는 "중간중간 (싸이와) 계속 연락 끊기지 않고 해왔었다. '언젠가 다음에 연이 될 때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말씀 주신 게, 나는 영광스럽지만 진심이셨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진심이셨더라"면서 "지금도 대표님과 대화를 나눌 때면 실감이 안 난다. 많은 걸 배우고 있고,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던 역시 "싸이 선배님이 보자고 하셨을 때, 얼떨떨하면서도 긴장된 상태로 뵈었는데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현실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내 곡에 대해 피드백도 해주시고, 그런 게 좋았다"고 음악적으로 통했음을 알렸다.
현아의 솔로 컴백은 2017년 12월 발표한 미니앨범 'Lip & Hip' 이후 약 2년 만. 현아는 "중의적인 느낌을 담아보려 노력한 곡"이라며 "꽃이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언젠가는 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꽃이 여름에 피었다가 겨울잠도 자야 하고, 꽃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나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뿌리째 썩어버릴 수도 있다는 게 왠지 나와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현아는 "이 곡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진심으로 노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바꿔갔다. 가사처럼 꽃길을 걷고 싶다는 느낌도 담고 싶었고, 질 때 지더라도 한번쯤 화려하게 피어보겠다는 포부도 담았다"고 말했다.
활동명을 이던에서 던으로 바꾼 데 대해서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후보로는 던이 있었고, 김효종, 효종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던은 "제목이 '머니'다 보니, 아예 새로운 이름보다는 익숙한 이름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던으로 했다. 본명에 '새벽 효'자가 있어서 던(dawn)이라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곡 '머니'에 대해서는 "원래 청춘을 테마로 한 앨범으로 준비하려 했었는데 그 때 1번 트랙이 '머니'였다"며 "청춘의 방황의 시작이라고 할까. 현실에 부딪쳤을 때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부터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 속에서, 그런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 진지한 내 마음 속에 누구한테 물어보고 싶은 것을 독백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아와 던은 한솥밥 먹는 동료이면서 연인인 만큼, 서로를 바라보는 가수로서의 그리고 연인으로서의 매력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던은 '가수 현아'에 대해 "단점이 없다. 오랫동안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은데, 거기서 나오는 긍정적 에너지가 너무 많이 느껴졌고, 사실 이런 아티스트는 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 던'에 대해 현아도 솔직하게 답했다. 현아는 "음악적인 부분으로는 배우고 싶은 게 굉장히 많다. 생각하는 게 서로 상반되다 보니 그런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 가벼운 생각을 음악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신기하다. 던의 음악을 들으면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며 "나는 밝은 음악을 하다 보니 상대적인 음악에 대해 리스펙 하게 되고, 음악적 부분을 잘 몰라서 많이 물어보게 된다"고 말했다.
'연인 김효종'에 대해서는 "남자친구인 던 아닌 효종이는 내가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무대에 서서, 예쁘게 웃을 수 있도록 저에게 믿음을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을 주는, 말은 많이 없고 무뚝뚝하지만 든든한 지원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아와 이던은 열애 인정 과정에서 애초 소속사(큐브)의 열애 부인 공식입장을 뒤집고 직접 열애를 선언해 후폭풍에 휩싸였던 바 있다. 당시 결정에 대해 "거짓말이 거짓말을 계속 낳는 게 무서웠다"고 밝힌 현아는 "어떻게 보면 너무 솔직하지 않냐는 주변의 목소리도 많이 있었고,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굉장히 많았다"면서도 "솔직하자는 걸 결심하고 선택하기까지 굉장히 어려웠고, 그렇게 결정 내린 순간부터는 책임을 져야한다, 감수해야 하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던 역시 "그 때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게, 거짓말을 하면 상처받은 분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 상처받은 분들에게, 지니짜 솔직하게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한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함으로써 오는 책임감은 나도 생각을 하고, 진짜 진중하게 결정한 문제기 때문에 그렇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책임만큼 내 뼈가 부러질 때까지 더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열애 공개 후 컴백하기까지 지난 1년을 함께 하며 두 사람의 연인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고. 현아는 "공백기가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던 시기였다.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갔던 시기였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가고 싶기 때문에. 어쩌면 내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갔다. 내 자신을 잘 돌보면서, 내 자신에게 질문도 많이 해보고, 내가 정말 쉬고 싶을 땐 어떻게 쉬는지. 이 정도까지 쉴 수도 있구나 하는 걸 경험해보고, 느끼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에 던이가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던 역시 "당연히 (현아가) 의지가 된다. 나는 나보다 현아를 보면서, '나도 이렇게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까, 힘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내가 (현아에게) 기대기보다는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힘을 잘 받아주신 것 같다.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많이, 지금처럼 의지하면서 앞으로 갈 길을 잘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로에 대한 공고한 믿음을 드러낸 현아와 던. 커플로서 듀엣 활동 가능성에 대해 현아는 "주위에서 많이 물으시는데,서로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이나 장르에 대해 리스펙 하지만 같이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다"고 밝히며 웃었다.
현아와 던은 이날 오후 6시 온라인
psyon@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