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자이언티는 '5월의 밤'을 끝으로 2010년대 활동을 마감하고 새로운 음악을 시도할 것이라 밝혔다. |
(인터뷰①에 이어) 자이언티는 지난 6일 신곡 ’5월의 밤’을 발매하기까지 약 1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짧지 않은 공백에 대해 그는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오랜만에 내는 곡인데,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멋있고 새로운 시도도 하고 모험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 기준을 충족시킬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더라. 주위에서 ’왜 일 안하냐’, ’자이언티 군대 가냐’는 이야기가 들려오니 빨리 일을 해야겠구나 싶었다"고 컴백 소회를 털어놨다.
"주위에서 내 음악 듣고 싶다는 이야기에 ’아직도 내가 궁금하냐’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감사했어요. ’5월의 밤’은 해가 가기 전에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낸 노래죠. 공백기 동안 생각이 많았는데 생각을 좀 덜 하자는 마음도 있었어요. 어차피 노래는 계속 만들고, 유행은 바뀔 거고, 이 노래를 낸 것을 기점으로 음악 ’활동’을 좀 시작해볼까 합니다."
기실 자이언티의 음악에 대해서는 ’믿고 듣는다’, ’신선하다’ 등 호의적인 평도 있지만 ’곡마다 비슷하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부정적인 반응이라면 걸러 들을만도 한데, 그는 "사실 나는 모든 종류의 반응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자이언티 곡 좋다’는 호감의 표현부터 ’예전이 그립다’는 반응이나 안 좋은 반응까지. 관심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비춰지는 게 어디야’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음악을 하면서 그런 반응들에 크게 꽂혀 신경쓰진 않는다"고 말했다.
자이언티는 "내가 신경쓰는 것은 이 업계의 사람으로서 가수이기도 하고 기획자이기도 한데, 업계의 인재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대단한 노래를 만들 것처럼 하더니 조금은 심심한 라면 같은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가, 10명 중 1명 좋아할 것 같은 향신료 같은 음악을 만들기도 했다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데이터를 얻고 싶다. 그런 식으로 알아가는 게 나는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이언티는 "사실 흥행을 겨냥한다면 여러 이야기들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가수라는 직업이 통상 수명이 길지는 않지 않나. ’언제까지 노래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사람들이 나를 찾을까’에 대한 생각을 꽤 일찍부터 했던 것 같다. 가수 안 하면 작곡가 해도 되고 프로듀서 해도 되는데, 이 업계가 질릴 듯 말듯 하지만 이 업계에서 일하는 게 되게 즐겁다. 그래서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을수록, 많은 사례를 접하고 있을수록 나에게, 우리 팀에게 유리한 일이니까 그런 면에서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 가수 자이언티가 자신만의 '시그니처' 음악색에 대해 설명하며 향후 다양한 음악 장르 시도를 예고했다. |
’5월의 밤’은 2010년대에 발표하는 자이언티의 마지막 곡. 다가오는 2020년대 ’새로운 시도’를 예고한 그는 특유의 보이스에서 오는 자이언티만의 시그니처 ’음악색’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사람 목소리가 변하지는 않잖아요. 말투는 조금씩 바뀔 수 있겠지만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목소리는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당연한 말이지만 내 목소리가 하나이다 보니 계속 똑같은 스타일의 앨범만 반복하다 보면 듣는 이들 입장에서 지루할 것 같아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 편에 참여하며 느낀 소회도 전했다. 자이언티는 "너무 오랜만에 방송이 들어와서 어떻게 해야하나 했는데, 김이나 이름을 보고 내가 부르겠다고 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그는 "사실 방송을 보지도 않은 상태서 곡 작업을 하고 녹음을 하고 현장에 갔는데, 너무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보통 내가 기획 시작해서 아웃풋이 나올 때까지 굉장히 열심히 달려오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곡의 경우 다 준비가 돼 있고 나는 마무리만 하면 되는 거라. 사실 부담스럽기도 했다. 프로젝트 완결 파트에 참여한 건데 ’아, 1인분 하는 게 되게 어려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대중성과 개인 취향 사이 균형보다는 음악적으로 진짜 완성도 있는 것을 하고자 하는 포부도 드러냈다. 자이언티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나눠놓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내가 진짜 하고싶은 걸 제대로 해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할 거란 확신이 있다. 그 균형을 맞춘다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
그는 또 "앞으로 다가올 흐름도 알 수 없으니까 모호하긴 하지만, 내가 경험한 것에 있어서는 분명해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사례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노력해 볼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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