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각각 Mnet ’프로듀스 48’과 ’프로듀스 X 101’을 통해 탄생한 그룹으로 ’국민 프로듀서’로 명명되는 시청자들의 큰 사랑으로 활동을 이어왔지만 안준영 PD가 최종 멤버 선발 과정에서 투표수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하면서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안PD와 Mnet 김용범 CP는 현재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지난 7월 전파를 탄 ‘프듀X’ 생방송 파이널 경연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PD는 투표 조작 의혹 당시 휴대전화 메시지와 관련된 자료를 지우려고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프로듀스 48’ 투표 조작도 시인, 아이즈원 멤버 구성 과정에도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 여파로 아이즈원은 11일로 예정됐던 컴백을 잠정 연기했다. 컴백은 물론, 영화 ’아이즈 온 미’ 개봉도 미뤄졌으며 컴백을 앞두고 이미 촬영해 둔 다수 예능 프로그램 방송도 모두 보류됐다. 각 방송사는 논란이 큰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과 함께 방송 보류를 공식화했으며, 아이즈원 역시 눈물을 삼켰다.
절대적으로 이번 논란의 책임은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이 아닌, PD와 이에 영합한 일부 기획사 그리고 방송사 CJ ENM에게 있다고 봐야겠으나 논란의 부정적 포화는 고스란히 아이즈원과 엑스원에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후 행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계속 힘을 얻고 있는 상태. 쉽게 활동 재개를 기약할 수 없는 만큼 일각에서는 사실상 해체 수순에 돌입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아이즈원 한 멤버 관계자는 최근 안준영 PD가 Mnet ’프로듀스 48’ 투표 조작 혐의를 인정한 것 관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며 활동 지속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엑스원 한 멤버 관계자 또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조작돌’ 오명을 받고 있는 마당에 활동을 계속 하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관계자는 "돌아갈 소속 그룹이 있는 멤버들과 그렇지 않은 멤버들 사이 온도차가 분명 있긴 하지만 여러모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근간 기획사간 회의가 진행될테지만 의견이 어떻게 좁혀질 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누리꾼 반응도 분분하다. 상당수 누리꾼들이 "조작이 드러난 이상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을 보기 불편하다", "조작 자체에 멤버들의 책임은 없지만 조작으로 탈락한 희생자가 있는 만큼 활동한 멤버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반면 "아이들은 죄가 없다",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해체는 결국 또 다른 피해를 낳는 셈"이라며 아이즈원, 엑스원의 존속을 두둔하는 누리꾼도 상당하다.
사태는 이미 벌어졌고, 관련자들은 향후 기소돼 법의 판단을 받게 되겠으나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방은 이와 별개로 어쩌면 더 큰 문제로 남겨졌다. 하지만 결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분분한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지만 무엇보다 방송사와 다수 기획사가 엮여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인 만큼, 결정의 주체가 너무나 많기 때문. 이미 여러 기획사들이 제각각 ’동상이몽’ 중이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할, 그리고 실제 활동 당사자인 아이즈원과 엑스원이다. 무엇보다 인생의 한 부분이 달린 문제인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이 가져온 부메랑을 맨몸으로 맞고 있는 이들에게, 최선이든 차악이든 ’옳은’ 결정을 해 줄 혜안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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