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서지경 객원기자 ]
‘책 읽어드립니다’의 멤버들이 리처드 탈러의 ‘넛지’를 실생활에서 발견했다.
19일 방송된 tvN 시사/교양 프로그램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멤버들이 ‘넛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함께 실생활에서의 넛지를 찾아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넛지’라는 뜻은 부드러운 개입이다. 인간이 합리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에 조직의 리더들이 선택을 설계해서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좋은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넛지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스티커를 붙여 소변이 튀지 않게 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이날 문가영은 “책을 일고 당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음악 앱을 사용하고 있는데 첫 달은 무료 이용하고 그 다음 달은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가영은 “귀찮아서 해지를 안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문가영은 “스팸 문자에 대해 무료 수신 거부를 신청하는 것도 귀찮아서 계속 스팸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이적도 비슷한 경험을 고백했다. 이적은 “9.11 테러를 생각했더니 친구들과 생방송으로 본 기억이 있다”라며 “근데 생각해보니 시차 때문에 뉴욕이 낮인데, 내가 낮에 생방송으로 볼 수는 없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이적의 기억이 왜곡됐던 셈이다. 이적은 “인간이 얼마나 하자 투성이인지 점점 겸허해지더라”라고 말했다.
장강명 작가는 “동네 마트 튀김 요리 코너가 온갖 넛지의 집합체다”라며 “어느 날 튀기는 장면이 나오는 모니터가 생겼다”라고 밝혔다. 장 작가는 “저도 모르게 손이 갔다”라며 “마트가 넛지의 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적은 공감하며 “무릎 높이에 아이들을 유혹하는 게 그렇게 많은지 아이 키우기 전에 몰랐다”고 말했다.
최재붕 교수는 “세계적인 대형마트가 우리나라에서 실패한 이유는 노하우와 디테일에 있어 우리가 인간의 마음을 훔치는 기술이 훨씬 뛰어났던 거다”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미국에서 먹히는 방식이 우리에겐 안 먹히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김경일 교수는 “90년대에는 지하철을 탈 때 플랫폼에서 목을 빼고 열차를 쳐다봤다”라며 “지하철 도착 정보 표시기가 생긴 이후로 플랫폼에서 목숨 걸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의 넛지적 감각에 기술이 만나서 지하철 문화를 바꾼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최재붕 교수는 넛지를 잘 이용하는 사람으로 인플루언서, 왕홍(중국 인플루언서)을 꼽았다. 최 교수는 “왕홍 중 1명인 장다이가 개인 방송으로 물건 팔아서 5천억 매출을 올렸다”라며 “나스닥 상장도 했다. 이게 저한테 올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왕홍 웨이야는 한국 화장품 85만 개를 초당 2만개씩 팔았다”라며 “한국 라면 6만 개는 2초 만에 팔았다”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중국 시장이 크긴 하지만 중국 TV홈쇼핑에선 그만큼 안 팔린다”고 설명했다.
왕홍 웨이야는 과거 물건 하나를 결정할 때 자신의 인생을 건다고 말한 바 있다. 매출이 먼저가 아니라 고객이 먼저다라는 생각으로 신뢰를 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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