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이외수 작가가 자신의 은인 한진구 교수와 40년 만에 만났다.
이외수는 20일 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극도로 고통스러울 만큼 가난했던 시절 살고자 하는 의지까지 저버리고 싶던 자신을 버티게 해준 은인, 한진구 미술 교수를 찾았다.
"어려웠던 가정 형편으로 당시 2년제였던 교대에 재학하게 됐다"는 그는 "미대에 가고 싶었지만 부친의 권유로 갈 수 없었다. 빨리 2년제를 나와 돈을 벌어야했다. 그래서 학교 생활이 괴롭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열정과 재능을 알아본 한진구 교수는 수업이 끝나면 몰래 벽을 타고 미술실로 들어가 그림을 그리는 이외수를 위해 원하는 때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게 미술실 열쇠를 복사해줬단다.
이외수는 모두가 무시하던 자신의 열정을 응원해주었던 한진구 교수님에 대해 "배고픔에 허덕였던 '춘천 거지'시절, 교수님이 나를 위해 20kg 밀가루 한 포대를 사가지고 오셨다. 그걸 먹으며 끼니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는 생활고 때문에 결국 그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외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춘문예에 도전, 1972년 강원일보 신인 작가로 등단하며 소설가로 전향하게 됐다.
안타깝게도 이외수가 간절하게 찾았던 한진구 교수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 중이었다. 그는 이외수에게 영상 편지로 "나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굉장히 반갑다. 너의 건강이 가장 걱정된다. 학교다닐 때도 건강이 안 좋았었다. 건강이 대단히 좋지 않을텐데. 그게 가장 걱정된다. 외수야. 참 생각을 많이 하고. 가끔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이외수는 교수의 영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남자는 자기의 능력을 인정하는 사람한테 목숨을 바친다고 한다. 저를 인정하셨던 유일하신 분이다"며 오열했다.
결국 실제 만남은 불발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외수와 두 MC가 자리한 춘천교대 미술실로
14시간 비행을 해 한국에 도착한 한 교수는 "볼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만났구나. 전보다 더 건강해 진 것 같아 다행"이라며 이외수를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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