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OCN '보이스'를 비롯, 태국에서 리메이크된 한국 드라마들이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 11월부터 태국 지상파 채널 True4U에서 방영중인 '보이스' 태국 리메이크판(16부작)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보이스' 태국판은 True4U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TrueID에서 1260만 뷰를 기록하며 해당 플랫폼 내 조회수 역대 1위에 등극했다. (1~14회 누적 조회수 기준) 또한 클립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합산 1억 1900만 뷰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매 방송일마다 태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Top 5안에 들며 회차가 거듭될수록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이스' 태국판은 현지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을 만나며 '보이스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원작 드라마의 태국 리메이크판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8년에는 tvN '오 나의 귀신님', 2019년에는 OCN '터널' 태국판도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렇듯 태국을 사로잡고 있는 K-콘텐츠를 둘러싼 여러 궁금증에 태국에서의 K-콘텐츠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트루 CJ 크리에이션스(True CJ Creations) 임준식 법인장이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트루 CJ 크리에이션스는 CJ ENM이 지난 2016년 태국 최대 유료방송사업자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현지에서 태국판 '오 나의 귀신님', '터널', '보이스'를 비롯한 CJ ENM 콘텐츠의 리메이크판 등 차별화된 로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Q. 현지에서 '보이스' 태국판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 11월 첫 방송한 '보이스' 태국판은 특히 젊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현지 OTT TrueID에서 역대 1위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OST 또한 유튜브에서 2천 4백만 뷰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태국 내 흥행 척도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서도 1위를 기록했고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최고의 제작진이 만들어낸 영화 같은 드라마", "한국 드라마가 훌륭한 제작진, 배우들을 통해 완벽한 태국 버전으로 재탄생" 등 긍정적인 리뷰 코멘트를 받는 등 연일 화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Q. '보이스'를 비롯한 K-콘텐츠가 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보이스' 등 K-콘텐츠가 태국에서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 즉 스크립트에 있다고 봅니다. 태국에서도 차별화되지 않은 이야기로 스타만을 앞세운 드라마들은 점차 젊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보이스' 태국판은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의 원작을 기반으로 해 젊은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보이스' 태국판이 웰메이드 드라마로 인식되기 위해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유지하면서 로케이션, 미술, 연기 등 디테일한 부분들을 태국 실정에 맞게 현지화했습니다. 그 결과 "내가 일하는 경찰서 분위기가 드라마와 똑같다", "액션 장면이 실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이다" 등 기존 태국 드라마와 차별화된 리얼리티에 대해 호평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았습니다. 나아가 "이 드라마를 통해 태국드라마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라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K-콘텐츠가 태국에 진출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태국에서는 작가나 스탭들이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보니 기존의 방식으로는 완성도 제고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오 나의 귀신님' 태국판부터는 과감히 인하우스 제작을 시도하여 제작 퀄리티 컨트롤을 강화하는 한편, 제작진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며 동기를 자극했습니다. 이렇게 현지 제작 시스템을 개선하여 '터널', '보이스'까지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이어 왔고 이번 '보이스' 태국판의 성공을 통해 이런 제작 시스템의 실효성을 업계에 증명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태국에서의 성과가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현재 태국은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 OTT와 동남아 리저널 OTT들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최근 태국 내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고 있고, 태국 콘텐츠가 중국을 포함한 인근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되기 쉽다는 이점 때문입니다. 그래서 태국에서 거둔 성과는 K-콘텐츠가 아시아 전 지역으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특히 '보이스' 태국판처럼 단순 판매를 넘어 현지 버전으로 리메이크 된 것은 K-콘텐츠의 글로벌화가 고도화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Q. K-콘텐츠가 전세계에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글로벌화는 현지화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입장에선 글로벌화지만 현지의 입장에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여 현지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의 이야기를 해당 국가의 감성으로 풀어내는 것, 그래서 현지 시청자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글로벌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태국판 '보이스'가 일으키고 있는 열풍에 OCN '보이스' 전 시즌을 집필한 마진원 작가는 "보이스 태국 리메이크 작에 뜨거운 사랑을 보여주신 태국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