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서면서 또 다시 기록을 세웠다.
2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제62회 그래미 어워드가 열렸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릴 나스 엑스의 '올드 타운 로드'를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함께 꾸몄다. 앞서 RM은 릴 나스 엑스 측의 제안으로 '서울 타운 로드'에 피처링을 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레미 어워즈는 수상 후보자 외에 무대에 설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컬래버레이션 형태로나마 무대에 서게 돼 기대를 모았다. 다른 가수들과 함께한 무대인 데다가 한국 가수 최초의 무대인 만큼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짧은 분량으로 끝이나 아쉬움을 자아냈다.
무대가 끝난 뒤 통역을 맡은 안현모는 "아쉽다. 너무 짧다"면서 "세트가 돌아갈 때 아쉬웠다. 이게 다인가 했다. (마지막 부분에) 다시 등장해 만족스럽긴 하지만 다음엔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고 짧은 분량을 언급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우리나라 가수가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선 것이 뿌듯하다"면서도 짧은 분량을 언급, 그래미 어워즈가 '보수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현모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했었던 할시를 언급하며 "할시도 SNS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여러 부문 후보에 오를 자격 있는데 오르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안현모는 또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오히려 세계적 위상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이 2020년 새 앨범 발표한다. '블랙스완'은 선공개돼 차트에 올랐다. 또 4월부터는 17도시 37회 공연을 한다"면서 "내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진모는 "방탄소년단은 음반보다는 공연에서 센세이션하다"면서 "드디어 그래미 어워즈 무대 데뷔다. 엄청난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이어 "내년에는 후보에도 오르길 바란다"고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현모는 "올해 당연히 후보에 올랐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기록이 증명하지 않았나. 앨범차트 1위하기도 하고 전세계 투어를 하면서 206만명 관중 동원한 글로벌 스타"라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후보 오르지 않아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재미없겠다 생각했는데 공연 한다고 해서 기운이 솟았다. 내년엔 수상, 단독무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무대를 마친 뒤 소속사를 통해 "지난해 시상을 하며 꼭 돌아오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당시 아티스트 분들의 무대를 보며 저희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원하던 바가 이루어져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미 어워즈’ 무대는 모든 아티스트들의 꿈인데, 그 꿈에 닿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저희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아미(ARMY)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레드카펫에 서서 "2021년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슈퍼스타'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이 올해 더욱 도약해 내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단독 무대를 가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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