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잠시도 뗄 수가 없다. 화려한 출연진 사이에서도, 가장 늦은 등장에도 단연 압도적이다. 어려운 것, 센 것, 난해한 것 등 모든 미션이 까다로운 난제임에도 다 해낸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로 가두기엔 이미 그것을 뛰어 넘은 배우, 전도연이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2월 개봉을 앞두고 선 공개 된 가운데 작품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전도연을 향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극 중 돈을 위해서라면 인간성도 내던져버리는 문제적 인물 연희로 분한 그는 화려한 외면 속 거친 인간의 본능을 비롯해 달콤 살벌한 기교와 카리스마, 복잡 다채로운 내면을 날 것 그 자체로 연기한다. 특유의 러블리한 말투로 내뱉는 잔인한 말과 행동, 놀라운 위기 대처 능력과 매혹적인 여성미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영화는 그로 인해 더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넘실되며, 쫄깃해진다. 러닝타임 내내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다. 배성우 윤여정 정우성 등 내놓라 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니 모두를 묻어버릴 만한 아우라를 뽐낸다. 전무후무한 이 악녀 캐릭터는 전도연을 만나 보다 함축적이 되고 다채로워졌다.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정우성이다. 연기력 면에서나 존재감, 흡입력, 매력 모든 점에서 내공 차이가 커 두 사람이 함께 할 때 시너지가 기대만 못하다. 전작 ‘증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이지만 전도연의 우월함을 담을 만한 그릇의 파트너는 못 된 듯하다.
전도연의 영화가 지닌 많은 장점들을 모두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본래 12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개봉이 연기됐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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