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대종상영화제’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조용하고도 소박하게 치러졌다. 예상대로 영화 ‘기생충’이 시나리오상과 음악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그리고 ‘최우수 작품상’까지 주요 부문에서 5개의 트로피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는 제56회 대종상 영화제가 열렸다. 시국을 고려해 무관객이지만 영화인들이 함께 모여 소박하고도 경건하게 축제를 즐겼다.
특히 이날 총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기생충’은 주요 부문 5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수상 레이스의 막을 내렸다.
첫 축포를 터트린 건 시나리오 상. 봉준호 감독‧한진원 작가의 이름이 호명되자 한진원 작가 홀로 무대에 올라 봉준호 감독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한 뒤 “앞으로도 유익하고 아름다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힘으로 쓰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후 음악상을 비롯해 여우조연상은 이정은에게 돌아갔다. 감독상 역시 예상대로 봉준호 감독에게, ‘최우수 작품상’ 또한 ‘기생충’에게 돌아갔다.
남녀조연상은 1600만 관객 ’극한직업’의 신스틸러 진선규, ’기생충’의 ‘미친 존재감’ 이정은이 받았다. 일생에 한 번 뿐인 남녀신인상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 정해인과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 전여빈이 품에 안았다.
공로상은 60년간 충무로에 몸 담아 온 원로배우 신영균에게 돌아갔다. 무대에 선 신영균은 "나이가 이제 92살이다. 공로상을 받으니까 책임감이 느껴진다. 영화 인생을 멋있게 마무리 잘하라는 상인 것 같다"면서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칸에서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안성기 후배도 휴스턴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세계에서 한국영화를 인정해주고 있다"며 "욕심이 생긴다. 92세이니까, 8년만 열심히 건강 관리해서 100세에 멋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
한편, 제56회 대종상은 당초 2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이달로 연기돼 개최됐다. 이휘재, 한혜진이 사회를 맡았고, 가수 폴킴, 박봄, 써드아이가 축하무대를 꾸몄다. MBN을 통해 생중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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