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담보`로 추석 연휴 관객들을 만난 하지원. 따뜻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출연을 결심했단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이런 관계의 사람들이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그만큼 궁금하고 흥미로웠죠.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영화보다 훨씬 더 영화 같으니까.”
지난 추석 연휴에 이어 극장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 분)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악연으로 만난 이들이 천륜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담보’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공조’, ’히말라야’, ’국제시장’ 등 휴먼 드라마 명가인 JK필름의 신작. 까칠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채업자 두석 역에는 성동일이, 보물로 자란 어른 승이 역에는 하지원이, 매사 구시렁거려도 속정 깊은 두석의 후배 종배 역은 김희원이 각각 맡아 믿고 보는 케미를 보여준다.
“감정신이 너무 많이 부담이 됐다”는 하지원(42)은 “촬영이 쉽지 않았다. 매일 이어갈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것을 유지하고 밸런스를 맞추는 게 힘들더라. 감정이 점점 더 극한 상황에 달했을 때는 오히려 머릿속을 백지상태로 만들었다. 모든 기억을 지워버려고 오롯이 상황에 집중해야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 영화 `담보`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 하지원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함께 하는 모든 과정이 영화의 일부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뭐든 즐기려고 하죠.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 배우는 것도 많았고, 충격도 받았고요.”
“어떤 충격이냐”라고 물으니, “다들 너무 잘하시니까”라며 두 손을 모았다. 성동일 김희원 뿐만 아니라 승이 엄마 역의 김윤진, 할머니 역의 나문희와도 호흡을 맞춘 하지원.
“김윤진 선배와 재회하는 장면이 제 첫 촬영이었어요. 한 번에 감정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죠. 감독님이 슬픈 음악을 틀어주셨고, 저는 그 음악을 들으면서 몰입하려고 노력했어요. 촬영이 시작됐는데 김윤진 선배가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선배님의 눈을 보자마자 그냥 교감이 됐고, 진짜 엄마와 딸의 감정이 올라왔어요. 성동일 선배와 부녀 감정을 쌓는 것도 순식간이었고요. 모든 게 걱정했던 것 보다 순조로웠죠. 나문희 선생님은 뭐 더 말할 것도 없고요.”
‘담보’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접한 덕분인지 가족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바뀌게 되었다고. 하지원은 ‘가족이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가까이서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물론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요즘에 가족이지만 못보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사랑해주고 지켜주고 보호해준다면 그게 가족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면서 이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나는 아빠라는 존재에 뭉클함을 많이 느꼈다"는 그는 "모든 딸에게 아빠가 있지만, 내가 느끼는 특별한 아빠의 존재가 많이 떠올랐던 것 같다. 아빠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빠’라고 불러볼 수 있는 순간들이 되게 좀 그립기도 하고 그랬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안 계시지만 나는 늘 아빠가 내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나를 지켜주고 계신다고 믿고 있고요. 제가 생각하는 가족이 그래요. ’담보’를 통해 보다 확고해졌고요. 지켜주고,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보호해주고 믿어주는 존재."
↑ 데뷔 24년 차인 하지원은 배우 커리어만큼 인간 하지원에 대한 생각이 많은 요즘이라고 말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새로운 목표가 있냐고 물으니, “부끄럽다.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어 “요즘 여유가 생기다 보니 배우 생활보다도 인간 하지원, 내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털어
“늘 작품 속의 캐릭터로 살다 보니 정작 진짜 내 모습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내가 바라는 것, 추구하는 것, 좋아하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하면서 많이 차분해졌죠. 앞으로 좋은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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