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제 인생을 살면서, 작년보다 더 힘든 일은 없겠다 생각하면서 텐션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그것(계약 분쟁)보다 힘든 일은 없겠다, 만약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이 닥치면, 그건 접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실 작년에도, 아예 (가수 생활을) 접을까 생각도 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작년보다 힘들겠나 하는 맘으로, 가수 활동 그만 둘 때까진 즐겁게 하려고 해요."
신곡 '안돼요' 발매를 앞둔 지난 10월 말. 조금 빨리 찾아온 가을 추위 속 만난 홍진영은 어떤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텐션 여왕'으로 지낼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지난해 전(前)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으로 속 타는 시간을 보냈던 홍진영이,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꺼내놓은 속내였다.
분쟁을 원만히 매듭짓고 자신이 설립한 기획사에서 절치부심 해온 홍진영. 코로나19로 행사가 전멸한 갑갑한 상황에도 '작년보다 힘든 일이 있겠냐'며 허허 웃었던 그가, 마치 제 말이 씨가 되기라도 한 듯 아이러니하게도 데뷔 이래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취득한 지 10년도 더 지난, 석사 논문 표절 의혹으로 인해서다.
홍진영은 지난 2009년 5월 조선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류 문화 콘텐츠의 해외 수출 방안’이 ‘카피킬러’ 검사 결과에서 74%의 표절률을 보인 사실이 알려지며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논문 표절과 관련 관련 법으로 마련된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15~25%를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진 바, 홍진영의 논문은 자연스럽게 '요주의' 대상이 됐다.
본격 신곡 활동을 앞둔 시점 나온 날벼락 같은 의혹에 홍진영은 “표절이 아닌 인용이다”라고 해명했다가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이 나오자 입장을 바꿔 고개를 숙였다.
홍진영은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면서도 “이런 논란에 휘말린 제 모습을 보니 한없이 슬프다. 저는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라고 했다.
홍진영의 학위 반납 선언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고 해당 의혹이 특혜 논란까지 번지며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키자, 조선대 대학원위원회는 지난 달 13일 회의를 열고 대학연구윤리원 산하 연구진실성위원회에 홍진영의 석사 논문이 표절에 해당하는지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인 지난 15일 조선대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에 대해 표절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최종 결론은 오는 23일 열리는 대학원위원회에서 나올 예정이나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잠정 결론에 따라 이번 논란의 결론은 '표절'로 공식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표절 논문으로 결론 날 경우 홍진영의 석사 학위는 물론 박사 학위도 자동 취소된다.
홍진영은 그간 자신의 논문 집필 과정에서 행한 과도한 인용에 대해 '당시 관행에 따랐던 일'이라 해명하면서도 "당시 문제 없이 통과됐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라는 수치로 판가름 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 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명쾌한 부정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 행간에는 자신이 표절을 하지 않았다는 호소가 읽히는 대목.
홍진영이 조선대 측이 내놓은 이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스로 석·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이번 소동의 결과는 대학 측 결론으로 기울어질 전망이다. '논문 표절 연예인'이라는 불명예스런 낙인이 찍히게 된 만큼 방송가에서도 상당 기간 활동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MBC '안싸우면 다행이다'는 "출연진 변동"이라는 공식적인 표현을 통해 홍진영의 프로그램 하차를 공식화했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측 역시 하차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홍진영-홍선영 자매의 촬영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연예계 논문 표절 논란이 홍진영이 처음은 아니다. 김미화, 김혜수 등 과거 논문 표절로 물의를 빚은 몇몇 방송인들의 경우 공식 사과와 함께 당시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자진해 하차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책임 지는 모습을 보였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엔 논란을 딛고 다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다만 홍진영의 경우 논란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보다는 억울함을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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