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남규리 / 사진=남규리 측 제공 |
"드러내서 악을 저지르고 상대를 짓밟는 악역이 아닌, 너무나 정상적일 것 같은 여자가 저지르는 일상적인 악. 그게 현채였죠."
배우 남규리는 오늘(22일) 종영을 앞둔 MBC TV 월화극 '카이로스'에서 소시오패스 바이올리니스트 강현채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최근 그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도 작품에 모든 것을 던진 후 느끼는 개운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카이로스'는 자신에게 기회의 신이었다는 그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이 작품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카이로스'는 선택이 아니라 도전이었어요. 아이를 잃은 엄마, 바이올리니스트, 소시오패스까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마음이 컸죠. 한 인물에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현채에 매료됐어요. 또 여성이 주체적인 캐릭터이기도 했고, 악역에 대한 묘한 갈망도 있었거든요."
남규리는 이어 "현채는 사랑 없이 자란 인물이라 사랑을 모르고, 나쁜 게 나쁜 것인 줄도 모른다. 본인보다 소중하게 없는 사람"이라며 "현채가 되기 위해 스스로 현채의 서사를 만들었는데,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진짜 악역으로 다가간 것 같다. 나도 현채의 광기에 어느 날은 쾌감을, 어떤 날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응급실에 세 번이나 다녀오기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직접 바이올린 연주를 보여주기도 한 그는 "현채로 살기 위해 촬영 끝나고 낮이든 밤이든 틈만 나면 연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생상스의 '론도 카푸리치오소'는 전공자들도 켜기 어렵다는 곡인데, 현채의 정서와 인생을 표현해줄 수 있는 정확한 곡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배우 남규리 / 사진=남규리 측 제공 |
남규리는 함께 호흡을 맞춘 남편 김서진 역의 신성록, 서진의 파트너이자 현채와 교감한 서도균 역의 안보현에 대해서도 애틋함을 표현했습니다.
"신성록 선배님은 제가 감정에 몰입할 때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주시고 배려해주셨죠. 20년 차 선배님의 그런 모습에 감명받았어요. 안보현 씨와는 대본에 없던 격정적인 키스신을 했는데, 생각보다 진하게 나왔어요. 친구처럼 편하게 서로를 대했기에 러브라인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카이로스'는 유괴된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서진과 잃어버린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애리(이세영 분)가 시간을 가로질러 10시 33분, 1분의 시간마다 공조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남규리는 한 달 전이나 후의 사람과 연락할 수 있다면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한 달 후의 나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빨리 소중한 일상이 돌아오길 기도한다"고 답했습니다.
↑ 배우 남규리 / 사진=남규리 측 제공 |
2006년 그룹 씨야로 데뷔한 그는 이후 연기자로 전향해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오랫동안 자를 따라다녔고, 매번 편견과 부딪혀야 했지만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그는 최근 씨야 재결합이 무산된 데 대해선 "씨야 활동을 위해 녹음해둔 곡이 있다. 팬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료 배포하고 싶었지만 내 권한이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제게 노래와 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울메이트라, 기회가 된다면 노래도 하고 싶어요."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