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차인표' 스틸컷 제공I넷플릭스 |
웃프다 못해 눈물겹다. 짠내 나는 C급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안쓰럽고 민망하다. 새해 첫 코미디에, 오랜만에 만나는 배우 차인표의 귀환에 적잖은 기대감이 쏠렸지만 반가움만 있을 뿐,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아쉬운 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차인표’(감독 김동규)다.
영화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차인표 분)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는다. 영화 속 이야기와 인물은 허구이지만 차인표가 자신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영화 제목도 ‘차인표’이기 때문에 차인표에 대한 이야기로 연관 지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같은 지점은 몰입도를 높이고 ‘한 물 간 스타의 희로애락, 이를 통한 성숙’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지만 마치 자학 개그를 하는 듯한 투 머치 설정으로 어쩐지 민망해진다.
극 중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 이후 자기 세계 안에 갇혀버린 영화 속 차인표는 세월이 흘러도 큰 인기를 얻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최민식, 이병헌, 설경구와 함께 연기 4대천왕이라고 판단하며 착각에 빠져 살지만 현실은 꼰대가 돼버린 퇴물 스타일뿐이다. 고단한 건 그의 주변 인물들. 영화는 그런 차인표를 통해 한 인물의 희로애락을 있는 리얼하게 보여준다.
↑ 영화 '차인표' 스틸컷 제공I넷플릭스 |
영화는 차인표가 구출되기까지 슬랩스틱, 말 장난, 주변 인물들의 콩트를 무한 반복하며 웃음을 쥐어짠다. 설정은 신박하지만 상황적 웃음도, 차인표의 코믹 연기도, 비튼 블랙 코미디도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다. 그나마 차인표를 알고 있으면 이해라도 가능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저 황당하고 유치할 수도 있다. 이해 가능한 차인표의 팬이라면 오히려 슬퍼질지도 모
차인표는 106분의 러닝타임 내내 고군분투한다. 호통과 욕설은 기본 흙탕물에 구르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망가짐을 불사한 역대급 도전이자 변신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데 그쳤다. 헐거운 완성도가, 어설픈 코미디가 이 화끈한 변신을 받쳐주지 못한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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