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양을 보는데만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였다. 테일램프 안에 박힌 일련의 LED램프 띠나 헤드램프 안의 복잡하면서도 절묘한 구성은 마치 예술작품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기 때문이다.
확실히 다른차들과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는 아우디 인기가 급상승하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겉모양은 어차피 실내에선 알 수 없는 일이고, 아우디 브랜드의 지나친 화려함이 오히려 과잉으로 느껴진다는 소비자들도 있다. 실제 차를 소유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과 실내 공간의 크기가 더 중요한 요소인지 모른다.
비교차종을 같은 급이라 하기도 어렵다. 차량 가격에서도 아우디 A6는 7800만원이지만, 비교차종들은 6천만원 중반의 가격으로 1000만원 이상 싸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해야겠다. 경쟁브랜드에서 한등급 높은 모델인 BMW 535i나 E350의 경우 9천만원대가 훌쩍 넘어 오히려 아우디A6에 비해 1700만원~2000만원 가량 비싸기 때문이 비교를 하려면 낮은 급 차종과 비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A6의 세일즈 타겟이 분명해진다. BMW 528i나 E300보다 더 지불할 능력이 되지만 1억원까지 지불할 생각이 없는 소비자들이 그 대상인 셈이다. 아우디의 중형 수입세단의 고급화 전략, 틈새 전략이 드러나 보인다. 따라서 어느 것이 우세한지 비교하기 보다, 운동성능에서도 BMW 5시리즈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향상됐고, 돈을 조금 더 내고 아우디를 사는건 어떨까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하다.
운전모드선택(Driving mode select)를 선택하면 차를 더 단단하게 만들수도 있고,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었다. 특히 가솔린(TFSI) 모델의 경우 약간의 차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차를 타는 느낌마저 들었다. 차량 세팅에 따라 전동스티어링은 두가지의 전혀 다른 감각을 보여준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둔감하고 무난한 핸들링으로 장거리 여행에도 좋을 듯 했다. 스포트모드를 누르자 마치 BMW 3시리즈를 떠올리게 할만한 예민한 핸들로 변화돼 핸들을 두손으로 감싸쥐게 됐다. 미세한 핸들조작으로도 차량의 머리가 움직여지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실내 공간에 다시한번 놀란다
실내 길이는 휠베이스가 2912mm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875mm)에 비해 길고 BMW 5시리즈(2968mm)에 비해선 조금 짧다. 실내에 들어서니 이 수치가 그대로 느낌으로 와닿았다. 3가지 차종 중 어느것도 좁게 느껴지는 차는 없었지만 확실히 5시리즈가 가장 넓어보이고, 아우디는 그 다음이었다. 실내는 디자인 요소가 많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 조금 좁아보이기도 했다.
◆ 여전히 선택은 갈등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3.0TFSI 모델과 디젤로 달리는 3.0TDI 모델도 7800만원으로 가격이 똑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젤 엔진의 경우 엔진과 배기시스템의 가격이 비싸고 연비를 높이는 듀얼클러치변속기를 장착하다보니 같은 가격으로 맞추기 위해 옵션이 약간씩 제외됐다. 우선 앞유리에 속도계와 내비게이션을 비춰주는 'HUD' 기능은 가솔린모델에는 장착됐지만, 디젤모델에는 장착되지 않는다. 또, 가솔린은 디젤모델이 갖고 있지 않은 '컴포트'모드를 갖고 있다. 컴포트 모드를 선택했을 때 서스펜션이 훨씬 부드럽다.
시스템도 조금 다르다. 우선 디젤엔진은 변속기를 S-Tronic 7단 변속기를 장착한 반면 가솔린 모델은 멀티트로닉8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4륜구동 시스템도 디젤엔진모델은 크라운기어를 이용한 기계식을, 가솔린 모델은 전자석을 이용한 전자제어식을 채택하고 있다.
갈등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 BMW나 메르세데스-벤츠를 뛰어넘고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당수 소비자들은 운동성능을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겉의 크기와 허세도 차량 구입에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낮은 모델인 2.0리터 터보 모델은 5900만원에서 시작하고, 가장 비싼 모델이 7800만원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독특한 개성을 갖추고 있는만큼 BMW 5시리즈나 E클래스에 만족하지 못하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참신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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