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내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 말해준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환경과 피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추석 명절은 피부가 사는 곳이 바뀌고 먹는 것도 바뀌는 때다. 환경의 변화는 고스란히 피부에 스트레스가 된다. 특히 고된 부엌일과 바뀐 잠자리 등은 눈 밑의 블랙홀이라는 다크써클을 더 짙게 한다.
몸만 명절증후군을 겪는 게 아니라 피부도 명절증후군을 겪는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꼼꼼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견 사소해 보이는 작은 노력이 명절 후 꿀 피부를 만들어준다.
명절의 피부수난은 고향길에서 부터 시작된다. 해마다 반복되는 귀성, 귀경길 교통체증으로 차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이는 피부에게 악조건이다. 차 안은 에어컨 가동으로 매우 건조한 상태인데다 자외선도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를 붉게 하는 UVB(중파장 자외선)는 창문을 통과하지 못하지만 피부 속 깊숙이 진피층까지 침투해 피부노화를 촉진하는 UVA(장파장 자외선)은 창문너머로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기름진 명절음식도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 지방을 갑자기 많이 섭취하면 피지분비가 늘고 여드름이 갑자기 올라온다. 게다가 부엌에선 가스레인지와 같은 열기구 앞에 오랫동안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피부에는 강한 자극이 된다.
바뀐 잠자리,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명절 준비로 주부들은 편안한 잠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피부의 재생과 같은 신체 회복기능은 수면 중에 활발하게 일어난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면 피부부터 표가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피로와 수면부족이 겹치면 얼굴에서 가장 먼저 표가 나는 곳이 바로 다크써클이다. 피곤하면 혈액순환이 좋지 못해 정맥혈관이 확장되면서 ‘눈 밑의 블랙홀’이라는 다크써클이 짙어지는 것이다
우동훈 훈성형외과 원장은 “명절 피부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향으로 향하는 차안에서든, 고향집 부엌에서든 항상 손 가까이에 녹차가 든 물통을 두고 수시로 마시며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고,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