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감염위험 혈액 유통 ‘검사 시급’

<사례1> 헌혈자 김OO씨는 2006년 8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된 후 1주일 동안 약을 복용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2008년 2월 헌혈, 같은 달 3명이 수혈을 받았다. 2009년 1월 다시 헌혈하려 헌혈의 집을 방문하였을 때 말라리아 병력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적십자사는 김씨의 2008년 2월 헌혈한 혈액 보관검체를 검사한 결과 말라리아 음성으로 판명돼 수혈받은 3명에 대해 추적조사를 하지 않았다.
<사례2> 헌혈자 조OO씨는 2010년 7월 말라리아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같은 해 11월 헌혈했다. 조씨의 혈액은 같은 달 2명에게 수혈이 됐고 혈장 한 단위가 혈장분획제제 제조공정에 투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달 뒤인 12월 적십자사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조씨가 말라리아 병력자임을 통보받고 조씨의 혈액 보관검체를 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추적조사를 하지 않았다.
말라리아 감염 위험 혈액이 수혈되거나 혈액제제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말라리아 관련 헌혈 부적격자 헌혈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이 헌혈한 건수가 2009년 이후부터 올해 8월까지 206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 또는 여행에 해당하는 건수가 1854건(90.0%)으로 가장 많았고, 국외 말라리아 위험 지역 여행이 192건(9.3%)이었다. 말라리아 병력이 있었던 사람이 헌혈한 건수가 15건(0.7%), 헌혈 후 말라리아 감염이 확인된 건수가 3건(0.1%)이었다.
헌혈 혈액은 적혈구, 혈장, 혈소판 등 혈액제제로 분리돼 수혈로 사용되거나, 혈액제제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약회사에 공급된다.
말라리아 위험이 있는 ‘부적격’ 혈액이 혈액제제로 분리돼 출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2064건의 혈액은 5059unit의 혈액제제로 만들어졌으며, 이중 72.9%에 해당하는 3687unit이 출고됐다.
원 의원은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사실이나 병력을 문진에서 발견해 헌혈을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말라리아 수혈감염을 차단할 수 없다”며 “따라서 다른 수혈감염위험도 1군 병원체처럼 말라리아에 대해서도 헌혈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