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ay는 무슨…기분 확 상함"
2011년 5월 치과의사들의 회원제 사이트 '덴트포토'에 올라온 한 치과의사의 글이다.
일부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자신이 만나본 특정 환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다같이 진료를 거부하자'고 말하는 일명 '블랙리스트'가 떠돌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감시가 필요한 위험인물들의 명단’, ‘감시 대상 명단’, ‘요주의자 명단’… 블랙리스트의 사전적 뜻이다. 환자를 지칭할 만한 단어는 아니다.
‘덴트포토’에서 ‘bl(black list의 약어)’이나 ‘진상’이라는 제목으로 환자의 치부와 함께 글을 올리는 일이 며칠 전 인터넷 캡처로 떠돌자 대중은 격분했다. 뿐만 아니라 나라에서 진료비를 지원하는 의료보호 대상자도 '3명 중 1명이 X진상, 싸게 치료 받으면서 요구는 많다'라며 기피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글까지 올라오자 여론은 비난의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치료 과정 등에 대해 항의한 환자가 주 대상이 되어 ‘절대 치료해 주지 말라’고 부추기는 내용의 글을 쓴 의사가 과연 의사의 자격이 있느냐는 것.
환자의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고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며,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고 히포크라테스 선서 앞에 당당히 서야 할 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환자들은 치료거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밝혀짐으로써 명예훼손까지 당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의료법으로 제재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김수진 매경헬스 [sujinpen@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