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길동에서 일어난 천공기 전복사고가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발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신길 시장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지반 공사를 위던 천공기가 왕복 7차선 도로에 전복돼 발생해 현장을 지나가던 에쿠스 승용차 한 대가 천공기에 깔려 운전자 58살 최 모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천공기 운전기사 50살 박모 씨는 후진을 하던 중 땅이 주저 앉으면서 중심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천공기가 전복된 이유는 천공기 사용 시 필수로 깔아야 하는 미끄럼 방지용 강판을 설치하지 않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국 건설노조 정책기획실장은 "2톤이 넘는 발전기를 올려서 작업하다 보니까 더 무게를 가중시켰다"면서 "그런 것들이 운행을 하다 지반이 약한 상태에서 그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천공기는 공사 현장에서 지반 공사를 위해 땅에 구멍을 뚫는 중장비로 높이는 30미터에 달하며, 무게는 120톤에 육박해 이상이 생길면 즉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사고 당시 공사장 인근에는 아무런 경고 표시가 없어 시민들이 사고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었다.
대형 천공기가 전복되면서 왕복 7차선 도로 중 4개 차선이 차량 통행이 중단돼 사고 직후 신길동 일대가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었다. 또, 사고 여파로 전신주가 쓰러져 신실 시장 인근 800여 가구가 4시간 정도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사건 현장이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자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목격자들의 아찔했던 증언이 이어졌다. 한 목격자는 "사고가 나기 바로 직전에 타고 있던 버스가 신호에 걸려 멈춰섰다"면서 "만약 버스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조금만 더 빨리 갔더라면 대형 참사가 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천공기 운전기사 박모 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현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천공기 전복의 원인에 대한 집중 수사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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