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와서 화장품 사러 백화점에 갔어요. 학생 신분에 비싼 화장품 사려니 선뜻 사기 망설여지더라고요” 직접 자신의 화장품을 만들어 쓰고 있는 이화여대 화학과 강민주(24) 학생의 말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화장품 중 품질이 뛰어난 제품은 많다. 하지만 자신의 피부상태와 기준에 맞고, 합리적인 가격과 안전함을 동시에 갖춘 천연 제품을 찾기는 어렵다. 때문에 최근 천연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본인이 직접 천연 수제 화장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강민주 학생 역시 자신의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새내기 시절 백화점에 화장품을 사러 간 그녀는 화장품을 선뜻 고르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백화점이 아니더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평소 피부가 예민해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를 수소문해 찾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화학성분과 화학방부제 또한 그녀가 수제 화장품을 만들게 된 원인 중 하나다. 화장품 방부제로 주로 쓰이는 파라벤류(부틸파라벤,프로필파라벤,에칠파라벤,메칠파라벤)의 경우, 화장품 라벨을 살펴보면 가장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화학성분이다.
장기간 사용 시 피부를 통해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체내에 축적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파라벤은 최근 일부 회사들을 중심으로 화장품 구성 성분에서 제외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화장품이 파라벤류를 방부제로 쓰고 있다.
시중에 파는 립밤과 바디오일의 경우 과반수가 미네랄 오일과 실리콘 오일로 이루어져 있다. 미네랄 오일과 실리콘 오일은 인체에 무해하지만 석유에서 추출한 합성 오일이기 때문에 천연 화장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꺼리는 원료다.
강민주 학생은 “석유에서 추출하는 경우 증류과정에 많은 유기용매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미네랄 오일과 실리콘 오일은 입자가 작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석유에서 추출한 오일인 만큼 립밤처럼 먹을 수도 있는 화장품의 경우 식물성 오일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라고 전했다.
4년간 강민주 학생이 직접 만들어 본 화장품은 총 10종. 비누, 스킨, 얼굴 보습용 젤, 클렌징 오일, 아이크림, 팩, 샴푸, 바디샤워 등이다.
“이왕이면 내가 쓸 화장품인데 안전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에 발품을 많이 팔았어요. 전문 공방에서 아로마테라피 과정을 수강하기도 하고, 직접 허브나 오일 등 수입 업체를 찾아서 소량을 구입해 집에서 직접 재료를 혼합하고 굳혔죠”
본인이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의 가장 큰 장점은
김수진 매경헬스 [sujinpen@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