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재수생 정소연(27세)씨는 언제부터인가 긴장한 듯이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두근거리는 증상 탓에 늘 긴장되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 한 불안감까지 들었다.
처음엔 그저 일시적인 증상이겠지 하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지냈지만 증상이 계속되면서 혹시 심장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거나 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심계 항진증이라고 한다. 이는 실제로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지만 갑상선 항진이나 갱년기 질환뿐 아니라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장준희 세란병원 과장(내과)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원인은 크게 내과적 질환과 정신과적 질환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흔히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으나 증상이 지속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맥박은 60~100회가 정상이지만 120번 이상을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뛴다면 심계 항진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심계 항진증의 원인인 부정맥은 누구에게나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장 과장은 “문제는 부정맥이 생긴 이유가 심장질환에 의한 것일 때”라며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심장 기형, 선천성 심장병 등 심장질환에 의해 생긴 부정맥을 방치하면 자칫 돌연사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의 원인으로는 갑산성 기능 항진증이 있을 수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목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 안쪽에 자리 잡은 갑상선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해져 나타나는 것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몸의 모든 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지면서 발열이 생기고 몸무게가 크게 줄거나 맥박수 역시 증가하게 된다. 이때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갑상선의 기능을 떨어뜨리면 증상이 쉽게 사라지게 된다.
또한 심계 항진증은 지나치게 긴장을 하거나 급작스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역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 했을 때 일시적으로 심장의 심방이나 실실이 조기 수축되면서 맥박이 빨라질 수 있다. 이때에는 충분히 휴식해 주고 술이나 담배, 카페
갱년기 증상 역시 심계 항진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해 지거나 땀이 나는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는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