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메이커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요즘 잘나가는 독일 브랜드 판매량에는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전쟁으로 치닫는 점도 아쉽다.
올초 한미FTA 발효의 결과 미국 브랜드보다 일본 브랜드 자동차들이 실리를 챙기고 있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허술한 미국 브랜드만 떠올리며 한미FTA는 한국산 차의 혜택이 될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특히 도요타는 작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된 시에나, 캠리를 가져와 인기를 끌었다. 당초 도요타는 미니밴 시에나가 월 50대를 판매하면 다행이라며 엄살을 부렸지만, 정작 판매되는 물량을 보니 월간 70대를 넘는 물량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미니밴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판매 대수가 꽤 높은 편이다. 2.5리터급 준대형 세단 캠리의 판매대수는 월 500대를 꾸준히 넘는다. 간혹 월 700대를 넘기도 한다.
이들 모델의 가장 큰 잇점은 검증 된 품질과 한미FTA로 인한 낮은 판매가격이다. 시에나 2.7의 가격은 4290만원, 3.5 모델의 가격은 4990만원으로 국산 고급 미니밴인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큰 차이가 없다. 캠리의 가격은 3350만원으로 그랜저보다 오히려 낮은 가격에 책정돼 국산차를 사려다 캠리로 옮겨가는 소비자들이 많다.
혼다코리아도 미니밴 오딧세이와 중형차 어코드를 미국산으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여기 SUV, 해치백, 등 독특한 세그먼트의 차를 4종 더 들여온다는 전략이다. 혼다코리아의 판매 목표도 도요타의 절반수준으로 잡았다.
일본 메이커들은 도요타 따라잡기 전략을 펴고 있고, 이 전략은 가뜩이나 좁은 일본차의 파이를 키운다기보다 '나눠먹자'식이 될 공산이 크다.
최근 몇년간 다양한 수입차 메이커들이 국내에 들어왔지만, 도로에 보이는 자동차들은 여전히 다양하지 못하다. 일부 메이커, 일부 세그먼트에 편중 돼 있는데 특히 독일차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이는 일본 메이커들 따라하기 전략 실패의 증거다. 도요타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내놓는 차는 78종(렉서스 제외), 닛산이 내놓는 차는 48종(인피니티 제외)으로 그 수와 형태도 매우 다양하지만 한국에 내놓는 차는 각 6~7종에 불과하다.
한국 소비자들은 한 세그먼트에서 여러 차종을 넉넉하게 구매할 정도로 다양하지 못하다. 가뜩이나 좁은 파이를 나눌게 아니라 개념을 달리하는 다양한 형태의 차들을 들여와 소비자들 선택의 폭과 견문을 넓혀주는게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의 이익이 된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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