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랑스의 강자 시트로엥 DS3에 이어 지난 5일에는 이탈리아의 작은 거인 피아트 친퀘첸토(500)도 국내 출시됐다. 말하자면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아이코닉카가 모두 국내에 들어온 셈이다.
이 차들은 모두 작은 차체에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담겨있어 소위 '패션카'로 분류된다. 누구나 한번쯤 돌아볼만한 디자인이 강점으로, 최근 ‘개성 있는차’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다.
그동안 미니(MINI)가 패션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카 시트로엥 DS3, 3세대로 진화한 폭스바겐 비틀, 이탈리아의 경차 아이콘 피아트 친퀘첸토가 연이어 출시되며 국내 패션카 시장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인기 '패션카'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역사를 갖고 있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DS 시리즈는 설계부터 유선형 라인이 돋보이는 고급 승용차를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1955년 출시된 초기 DS는 독특한 헤드램프와 뾰족한 전면부, 차체에 가려진 뒷바퀴 등 지금 눈으로 봐도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DS는 ‘1955 파리모터쇼’에 공개된 첫 날 1만2000대의 주문이 쏟아졌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았다. 당시로는 드물게 방탄차량도 제작 돼 샤를드골 대통령이 타고 가다 저격수의 총알을 막아낸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 미래지향 vs 복고풍 vs 복고의 재해석
역사를 등에 업었지만 DS3의 외관은 마치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듯 철저히 미래지향적이고 새롭다. 프랑스 특유의 과감한 디자인으로 마치 달리는 예술품을 보는 것 같다. 빵빵한 차체에 시트로엥 엠블럼을 상징하는 전면부 그릴, B필러 부분의 외장 강판을 3분의 2까지만 사용한 샤크핀 필러, C필러가 생략 된 듯한 과감한 디지인이 포인트다. '플로팅 루프'가 적용된 지붕은 세련된 느낌을 주며, 후방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도록 해 입체감을 살렸다.
3세대 비틀은 기존 복고풍 DNA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남성적으로 변했다. 지붕은 이전의 완벽한 반원에서 이번에는 살짝 눌린듯한 느낌으로 바뀌었지만, 휀더 디자인에는 불륨감이 더 강조됐다. 범퍼와 테일램프, 휠 디자인도 달라졌지만, 스포일러와 힙업(hip up)을 통해 처졌던 엉덩이를 추켜 올린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실내는 '기본'…뒷좌석은 '죄송'
DS3의 실내는 다른 패션카에 비해 소재의 재질과 마감이 뛰어나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플라스틱을 사용했어도 색의 톤을 잘 배합해 고급스럽게 처리 한 것은 큰 장점이다.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은 대칭형으로 깔끔하게 꾸며졌으며, 송풍구와 도어트림 등에는 센스 있는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 전면의 조작버튼도 과감히 삭제하고 휠 뒤쪽 스틱으로 옮겨졌다.
비틀의 실내는 기존 아기자기한 원형 디자인은 사라지고 마치 신형 골프 같은 느낌으로 변했다. 디자인의 참신함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기능적인 면은 향상됐다. 대시보드 위에는 오일 온도, 크로노미터 기능이 포함된 타이머, 압력게이지 부스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인스트루먼트 계기판이 추가됐다. 실내에 플라스틱은 광택이 도는 피아노블랙으로 마감됐다.
이 차들은 모두 뒷좌석이 좁다는 단점이 있다. 뒷좌석이 있는 3도어 해치백 형태여서 앞좌석 의자를 제치면 2열에도 사람이 탈 수 있지만 머리공간과 무릎공간은 다소 좁다. 차종에 따라 휠베이스 차이가 237mm까지 나기도 하지만 성인남성이 뒷좌석을 편하게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 다양한 엔진 라인업…연비와 성능 입맛대로
친퀘첸토는 0.9·1.2·1.4 가솔린, 1.3 디젤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췄지만 국내에는 1.4 가솔린 모델만 출시됐다. 최고출력은 102마력, 최대토크는 12.8kg.m며 표시연비는 복합 12.4km/l다.
미니 쿠퍼의 경우 1.6 가솔린 엔진과 2.0 디젤 엔진 등 2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지만, 여기에 동력 성능이 높은 S모델이 각각 추가됐다. 1.6 쿠페S의 경우는 184마력의 최고출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낸다. 게다가 미니 특유의 낮은 체체와 직결적인 핸들링, 우수한 코너링은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 고성능 모델에서 카브리올레까지 '끝없는 진화'
이 패션카들은 작고 귀여운 디자인에서 만족하지 않고, 동력 성능을 향상시킨 고성능 모델부터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카브리올레 모델까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DS3의 경우 작년 10월 국내 출시된 DS3의 고성능 모델인 DS3 레이싱이 있다. 이 모델은 최고출력 200마력, 최고속도 235km/h, 제로백 6.5초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156마력의 DS3 스포트 모델도 있다.
비틀 역시 비틀 카브리올레를 비롯해 비틀 스포트, 비틀 R라인, 비틀 펜더 등 다양한 에디션 모델들을 출시하고 있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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