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이던 한 여성이 만성신부전증에 임신중독증까지 겹쳐 자칫 생명이 위험한 와중에도 지극한 모성애로 출산에 성공해 감동을 주고 있다.
평소 고혈압과 신장 기능의 장애가 있던 김 모(33세·여)씨는 작년 여름 결혼 후 기다리던 첫 아기를 가지게 됐지만, 임신 13주째에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고 중앙대학교병원을 찾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씨는 이후 ‘만성신부전’으로까지 악화돼 자칫 아이를 포기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김 씨의 모성애와 중앙대병원 의료진의 각고의 노력으로 작년 10월, 임신 27주 만에 제왕절개 수술로 500g 극소미숙아 출산에 성공해 4개월만인 지난 2월 23일, 아기는 2kg의 체중으로 김 씨와 함께 건강하게 퇴원했다.
사실 김씨는 3년 전 고혈압 진단과 함께 소변에 단백 성분이 나와 신장 기능의 이상이 의심 됐으나, 당시 따로 신장 조직검사를 받지 않고 약을 복용하지 않다 임신중독증으로 신장 기능이 더욱 나빠져 만성신부전으로까지 악화됐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로 출산 후 정상화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 씨처럼 고혈압에 동반해 소변에 단백 성분이 나오거나 뇌출혈, 신부전, 폐부종 등으로 진행돼 산모나 태아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임신 중절을 하는 것이 김 씨에게는 가장 안전한 결정이었지만, 김 씨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해 중앙대병원 의료진과 오랜 상의 끝에 위험을 감수하고 분만 시 생존이 가능할 정도까지 최대한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신장내과 유석희 교수와 산부인과 김광준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 등 관련 의료진은 수차례 회의를 거듭, 김 씨에게 혈압조절과 요산조절을 위해 필요한 약물을 조심스럽게 투여하는 한편, 신장 기능 악화에 따른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틀에 한번 꼴로 하는 혈액 투석을 매일 산모에게 시행하는 등 심혈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던 중 김 씨는 임신중독에 따른 복수로 배가 자꾸만 불러와 산부인과 김광준 교수는 김 씨가 더 이상 임신을 유지하면 진짜 태아와 산모 모두가 위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임신 27주째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해 518g의 극소미숙아를 무사히 출산시켰다.
아기는 즉시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기관지 삽관을 통한 인공호흡을 시행하는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태어난 지 이틀 만에 동맥관 개존증에 의한 폐출혈로 흉부외과 홍준화 교수에 의해 응급 수술을 받는 등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맞이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후 아기는 의료진의 노력으로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정맥과 위관으로 영양공급을 받는 등 무사히 고비를 잘 넘겨 지난 2월 23일
아직 김 씨는 혈액투석 중이지만 건강하게 자란 아기를 안고 퇴원하며 “아기를 포기하기 않고 끝까지 건강하게 돌봐준 중앙대병원 의료진 덕분에 오늘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나중에 예쁘게 키워서 데리고 오겠다”고 밝혔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