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전신에 화상을 입은 양리는 우수한 한국의 화상치료 기술에 의지해 치료 받기 위해 방한했다.
2008년 중국 하남성에서 태어난 양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는 부모들로 인해 집보다는 돼지 가축사육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고 장난감 대신 돼지와 뛰어노는 일이 더 흔했다.
그러던 지난 2011년 2월 이날도 어김없이 돼지와 함께 뛰어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한시도 양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던 부모였지만 재미있게 노는 아이를 보자 ‘괜찮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는 그렇게 양리를 혼자 둔 채 사육장 끝으로 가 일을 했다.
그로부터 몇 분 후, 돼지와 장난을 치던 양리는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며 사료 솥에 빠졌다. 우는 소리에 한 걸음에 달려온 아빠가 양리를 솥에서 곧바로 꺼냈지만 잔반이 펄펄 끓던 솥의 온도는 150℃가 넘었기에 깊은 2, 3도의 화상을 피할 수 없었다.
긴급 후송된 병원에서는 양리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리는 수개월간의 급성기 치료를 잘 이겨냈고 무사히 퇴원했다. 많은 액수의 치료비는 다행히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해결했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의 수술비가 들어갈 지는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양리네 가족은 사고 전과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양리의 부모는 간호로 어려워진 살림을 메우고자 추가근무를 할 만큼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중 언제부터인가 양리가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피부가 땅기면서 제대로 걷지도, 양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자라는 뼈와 달리 피부가 성장을 멈춰서 생기는 현상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양리의 소원이 ‘잠을 제대로 자는 것’이 됐을 만큼 아이는 고통스러워했다. 이 소식은 마침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국지사 관계자에게까지 전해졌고 양리는 한국에서 무료로 수술 받을 수 있는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체류비와 항공료를 지원하고 국내 유일의 보건복지부 지정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치료를, 화상환자 후원 사회복지법인인 한림화상재단이 치료비를 후원하기로 한 사업에서 행운의 주인공이 된 것.
지난 2월 18일 양리와 그의 엄마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다음 날인 2월 18일 병원에 입원했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성형외과 이종욱 교수의 진찰 결과 양리는 화상 후유증으로 인한 전신 구축으로 진단됐다. 정밀 검사 끝에 2월 20일 수술이 진행됐다. 결과는 좋았으며 땅기던 피부는 아이의 성장에 맞춰 자리를 잡았고 양리의 얼굴에는 웃음이 다시 찾아왔다. 현재 양리는 물리치료실에서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림화상재단은 포털사이트 다음(Daum),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지난해 12월 3일부터 28일까지 네티즌들에게 양리의 사연을 소개하고 SNS퍼가기·희망댓글달기·지식마일리지 등을 통한 모금활동을 펼쳤다. 또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으로 2500여만 원을 모아 양리의 수술비로 사용했다.
현재 회복 중인 양리는 3월 28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한강성심병원은 화상 치료 후 사용할 치료제 등 약제 일부를 선물하고, 또 환송회를 통해 한국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희망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이종욱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교수(성형외과)는 “현재는 수술을 통해 구축 정도를 완화시
이어 그는 “저소득국가 화상환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무료진료를 펴고 국내로 초청해 수술을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