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암치료 패러다임을 바꾼다.
삼성서울병원(병원장 송재훈)은 4월 1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하 암병원)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초대 암병원장에는 심영목 암센터장이 승진 임명됐다.
송재훈 병원장은 작년 ‘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이라는 비전에 따라 해피노베이션(Happinnovation) 20*20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병원 내 주요 센터인 암센터를 비롯해 심장혈관센터, 뇌신경센터, 장기이식센터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1+3 육성전략’을 선언했다. 단순한 양적경쟁에서 탈피해 중증질환 중심의 질적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올 초 국내 처음으로 ‘중환자의학과’를 설립해 중증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
암생존자 1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암환자의 치료시스템을 혁신하고 조기발견부터 진료·치료, 그리고 치료 후 암환자 관리까지 양질의 의료서비스와 포괄적 암환자 케어를 하기 위해서는 센터보다 암병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하에 해피노베이션 20*20의 첫 사업으로 암병원 출범을 선언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암병원은 △환자중심 진료 프로세스 혁신 △유전체 기반 개인별 맞춤치료 △최소침습 치료 강화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 가동 △통합치유센터 설립 등 5대 핵심전략을 통해 환자행복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첫 번째로 환자중심의 진료 프로세스 혁신을 핵심과제로 놓고 있다.
기존의 진료과에서 시행하는 개별 진료가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시행하는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정확하고 빠른 진단과 치료, 조기 사회복귀를 현실화하는 것을 목표로 진료 프로세스의 혁신을 추진한다.
환자들이 이 과, 저 과를 전전하는 진료 패턴에서 여러 의사들이 모여서 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정형화된 암의 경우 진료 후 1주일 이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 트랙을 도입할 예정이며, 난치성 암의 경우 전문가들이 통합 진료를 통해 최상의 진료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번째로 유전체 기반 개인별 맞춤치료를 실현하는데 앞장선다. 지난 3월 설립된 삼성유전체연구소와 함께 암병원 내 암의학연구소가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항암치료를 5년내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브로드(Broad) 연구소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최단 기간 내에 세계적인 연구기반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전체 기반 맞춤치료는 아직 세계 유수의 병원들도 연구단계에 머물고 있고 임상현장에서 적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세 번째로 최소침습치료를 강화하는데 주력한다.
암병원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폐암 및 식도암 분야의 흉강경 수술 △ 간암 고주파 열치료 △부인암과 신장암 분야의 싱글포트 복강경 수술 등 최소침습 치료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로봇을 이용한 첨단 최소침습 치료법을 확대시킨다.
네 번째로는 2015년 가동되는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를 통해 암치료 성적을 더욱 향상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는 현존하는 최고 사용으로 고형암은 물론 기존 방사선 치료기로는 효과를 내기 힘들었던 안구암 및 뇌, 척수 척색종 등에서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유전체에 기반한 항암치료, 복강경 싱글포트 등 첨단 최소침습 치료법과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 등 암 치료 삼각편대가 완성되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통합치료센터를 설립해 암을 치료하는 과정은 물론 암을 치료한 뒤의 삶 또한 전문진료팀이 치유해 주는 포괄적 암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통합치유센터는 암 수술 후의 재건, 감염 예방 및 치료, 재활, 완환 치료, 통증 관리 등과 함께 장기 생존자를 위한 특수 클리닉도 시행해 암 치료 결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환자만을 위한 전용 힐링센터격인 통합치유센터는 의사를 비롯해 사회복지사, 전문간호사, 임상심리사, 영양사, 종교인 등이 한 팀으로 구성돼 전인적 치료를 진행한다.
통합치유센터는 암에 걸린 환자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보듬고 가정과 사회로 무사히 복귀할 수 있도록 치료 전후를 통합 관리하게 된다. 영국에 있는 메기암센터를 벤치마킹해 집과 같이 편안한 공간에서 암환자들이 힐링을 할 수 있는 H센터(가칭)도 준비 중에 있다.
암병원은 이러한 5대 핵심전략을 통해 세계 톱5 암병원으로 육성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세계 석학으로 구성된 국제자문단을 운영한다.
리차드 클라우스너 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소장을 비롯해 에릭 랜더 미국 브로드연구소 소장, 윌리엄 한 하버드의대 교수 등 암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의 석학들을 영입해 암병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암병원 전략담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리차드 클라우스너 박사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프랑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의 전략개발 및 과학자문위원회장을 맡고 있다. 클라우스너 박사는 앞으로 암병원 발전전략 및 유전체 연구방향 설정 등에 기여하게 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제 자문단을 추가 구성 및 세계 유수의 암분야 의학자들과의 교류 활성화를 중개하게 된다.
노벨상 후보에 수차례 올랐던 에릭 랜더 소장(하더드의대 및 MIT 생물학 교수)은 지난 2008년 오바마 정부에서 과학기술 자문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았으며, 인간유전체 연구계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랜더 소장 역시 앞으로 암병원의 연구를 직간접적인 지원을 하며, 암병원이 유전체학의 새로운 분석 및 실험 기법을 개발하는 것을 돕는다.
면역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윌리엄 한 교수는 지난 2010년 호암상 의학상 분야를 수상했으며, 독창적인 암발생 해독 기법을 개발한 세계적 종양학자로 암 발생과 전이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실제 암 진단 및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임상적 응용분야에서 크게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암병원이 향후 암정복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재훈 병원장은 “암병원 출범은 해피노베이션을 향한 첫 걸음으로 환자행복과 의료혁신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암치료하면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떠오르고, 암환자가 가장 치료받고 싶은 병원으로 발전하도
심영목 암병원장은 “암환자들이 바라는 정확하고 신속한 치료를 위해 암병원의 위상과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진단, 치료, 관리 등 암 정복의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책임지는 진정한 암병원으로 거듭나 세계인이 가장 신뢰하는 암 전문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