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건강, 소화기질환을 잡아라!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인구 증가로 최근 소화기질환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 소화불량, 속쓰림, 설사 등 소화기질환 증상은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 자가 진단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많다. 증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았을 때는 걷잡을 수 없는 단계로 진행된 경우가 상당수다.
◆내 몸안의 돌 ‘담석증’
담석증은 소화기의 대표질환이다. 담석은 담즙의 구성 성분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돌을 말하며 이 돌에 의한 여러 가지 병들을 담석증이라 한다. 우리나라 성인은 8% 정도에서 담석이 발견되며 특히 40대 이상의 비만한 여자에게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최근에는 20대 젊은 여성층들도 많이 발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몸안의 돌'인 담석증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7%씩 증가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담석증 환자는 2009년 10만3000명으로 2005년 7만9000명 대비 약 2만4000명 증가, 이는 연평균 6.8% 높아진 것이다. 증가 원인으로는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지만, 최근 과도한 다이어트도 지적되고 있다.
발병 양상을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지방 섭취를 극도로 제한할 경우,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돼 결국 돌이 만들어져 이 같은 발생 양상을 띠는 것이다.
담석증은 발병률의 증가뿐 만 아니라 진행 속도가 느려 대부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자칫 암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복부의 단순한 압박감이나 상복부의 불쾌감, 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담석증 환자의 약 40%는 전조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담석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상복부의 심한 통증을 통해 담석증을 발견한다. 때로는 통증이 우측 늑골 하단이나 오른쪽 어깨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으며 심한 합병증이 있으면 오한이나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담석의 진단은 초음파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데, 진단율이 95%로 높고 검사하기가 비교적 쉽다. CT는 담낭 및 담관 주위의 상태 및 주위 장기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며, MRI는 6mm정도까지 작은 담관 담석을 발견할 수 있고 췌관을 잘 볼 수 있다.
담석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복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복강경을 통해 담석을 제거하는 수술이 보편화됐다. 복강경 수술은 회복 속도가 빨리 환자들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합병증으로는 급성 및 만성 담낭염, 담낭 농흉, 담낭 천공이 있다. 담관에 생긴 담석은 담관염 또는 췌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큰 담석이 오랫동안 담낭에 있는 경우 담낭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영양소를 접할 수 있는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고지방식 식품과 고콜레스테롤 식품을 피해야 하며 알코올, 카페인음료 , 탄산음료, 향신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몸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당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해야 하고 지방질이 적은 단백질 식품을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경우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고 미네랄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같은 식생활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한다면 담석증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 빈번하게 재발하는 소화성궤양
소화성궤양은 끊임없이 재발하며 우리 몸을 괴롭힌다. 대표적인 소화성궤양은 십이지장궤양으로 위궤양과 증상이 때에 따라서 비슷하다. 하지만 음식물은 먼저 위에서 일정 기간 머무르다가 십이지장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명치 끝의 통증을 기준으로 구분을 할 수 있다. 위궤양은 식사 직후에, 십이지장궤양은 식후 2~3시간 후에 심해진다.
음식 섭취나 제산제 복용 이후에는 십이지장궤양의 경우 증상이 나아지나 위궤양은 호전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소화성 궤양은 위산과 펩신이라는 공격 인자와 위 점막 상피세포 방어 장벽, 중탄산염 및 점액 등으로 이뤄진 방어 인자의 불균형에 의해 위 또는 십이지장 조직이 손상을 입는 것을 말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됐을 때, 소염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복용했을 때 소화성 궤양에 걸리기 쉽다. 증상만으로 소화성 궤양의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증상이 심해도 내시경으로 보면 중한 병이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단 확인이 필요하다.
소화성 궤양은 빈번하게 재발되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이를 염두하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생 주요 원인이 헬리코박터균이기 때문에 궤양 진단 시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 균을 가지고 있는 소화성 궤양 환자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면 궤양 재발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헬리코박터균의 제균 치료가 필수다.
치료 후에도 헬리코박터균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개의 다른 표준 검사법에서 ‘음성’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이 없는 경우 소염진통제로 불리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가 궤양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점막 방어기전에 손상을 초래해 궤양을 유발하기 때문에 약물 복용을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가
꼭 필요하다면 대체가 가능한 약물을 복용하도록 하고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 위점막 보호제를 같이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화성 궤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금연, 스트레스 조절도 필요하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