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집단 발생, 주삿바늘 재사용에 은폐 의혹까지

C형 간염 집단 발생, 주삿바늘 재사용에 은폐 의혹까지

↑ C형 간염 / 사진 =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에서 한 병원에서 집단으로 발생한 C형 간염 감염자는 재사용한 주삿바늘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신분을 숨긴 익명의 제보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해당 의원이 주삿바늘을 재사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다나 의원'은 하루 방문 환자 수가 약 20명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병원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된 C형 간염 감염자 18명은 사실상 이 병원의 하루 방문자 대부분에 해당됩니다. 이 병원 원장의 부인, 간호조무사 2명, 환자 15명이 감염자로 확인됐습니다.

원장의 부인이 가장 먼저 감염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으며, 이를 이상하게 여긴 원장이 의료진과 내원자들의 C형간염 감염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 모두 양성으로 나타났습니다.

C형 간염은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고, 소독하지 않은 주삿바늘을 공유하거나 감염자의 피를 수혈하는 등 피가 섞여야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간호조무사 2명을 포함한 모든 감염자가 공통적으로 이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수액을 투여할 때 주삿바늘을 재사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당 의원 원장은 또 C형 간염 검사를 수행한 의료진, 환자들에게 검사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집단 감염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익명의 제보자가 19일 양천구 보건소 측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원장의 은폐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지정감염병인 C형 간염은 의료기관이 발견한 지 7일 이내에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합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제보가 접수된 직후 역학조사관 등을 포함한 조사 인력을 병원 현장에 보냈습니다.

역학조사관은 제보자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양천구 보건소와 함께 환자·환경 검체를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종양바이러스과 실험실로 보내 감염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장을 보존한 상태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