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포화지방 섭취는 뇌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지아 리젠트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학·재생의학과의 알렉시스 스트래너한 박사는 포화지방 과다섭취가 장기적으로 뇌세포들 사이에 신호가 교환되는 연결통로인 시냅스(synapse)의 손상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9일 보도했습니다.
신경 세포체의 연접부인 시냅스는 뇌 세포들을 서로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이를 통해 신경세포들 사이에 신호가 교환됨으로서 뇌가 작동하게 됩니다.
포화지방 섭취가 지나치면 중추신경계에서 면역활동을 수행하는 대식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가 본분을 잊고 시냅스만 잡아먹어 시냅스가 파괴된다고 스트래너한 박사는 밝혔습니다.
소교세포는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 중추신경계의 손상된 뉴런(신경세포), 이물질 등 쓰레기와 감염원들을 제거해야 하는데 포화지방이 너무 많아지면 활동을 하지않고 시냅스만 포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체내의 과도한 지방은 만성염증을 일으키고 만성염증은 소교세포를 자극, 자체조직을 잡아먹는 자가면역반응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 스트래너한 박사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쥐실험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그의 연구팀은 일단의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칼로리 중 포화지방의 비율이 10% 또는 60%인 먹이를 주면서 4주, 8주, 12주에 체중, 혈당, 인슐린 저항을 측정했습니다.
이 두 그룹 쥐의 식단은 사람으로 치면 건전한 식단과 패스트푸드 식단에 해당합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에 있는 신경세포의 시냅스 표지단백질과 염증표지 단백질인 사이토킨 수치도 측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냅스의 수를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8주까지는 고지방 먹이 그룹이 체중이 증가한 것 말고는 두 그룹 모두 시냅스 표지단백질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12주가 지나자 고지방 먹이 그룹은 소교세포가 자가면역반응을 일으킬 때 만들어지는 염증 유발 단백질인 사이토킨의 수치가 증가하면서 시냅스의 수와 기능은 줄어들었습니다.
해마의 시냅스가 줄고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은 해마가 맡고있는 기억기능도 저하됐다는 증거라고 스트래너한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고지방 먹이 그룹 중 절반에 저지방 먹이를 주기 시작하자 2개월 만에 다행히도 줄어들었던 시냅스의 수와 기능이 다시 회복됐습니다.
고지방 먹이를 계속해서 먹은 나머지 절반의 쥐들은 사이토킨의 증가와 시냅스의 기능저하가 지속됐습니다.
스트래너한 박사는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같은 자가면역질환에는 사이토킨을 억제하는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 연구결과는 이러한 약이 시냅스 파괴에 의해 발생하는 뇌질환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뇌-행동-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