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자각증상이 없고 암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때 증상이 나타나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주로 40~50대 여성에게 일어나는 난소암은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매우 높다.
국내서 매년 2,000여명의 난소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문제는 난소암 발병률이 최근 16년 사이 60% 이상 증가됐다. 학계에선 발병률이 높아진 이유를 난소암이 배란의 횟수가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난소암의 발생기전은 1달에 1번 난자가 배출되는 ‘배란’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는 것인데 최근 초혼시기가 늦고 임신기간이 짧아 배란횟수가 과거보다 훨씬 많아진 만큼 난소암의 발병률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난소암은 여성 생식기 암 중 가장 사망률이 높다. 5년 생존율만 비교해 봐도 유방암은 90%에 이르지만, 난소암은 44.2%에 불과하다. 이처럼 난소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전이와 재발이 쉽기 때문이다. 대장과 위암 등의 경우 장기 내부에 암이 생겨 조기에 발견만 하면 전이의 위험을 막을 수 있지만 난소는 겉 표면에 생겨 주변에 바로 복막이나 난관 등에 전이가 쉬운 것이다.
지난 5일 성황리에 종료한 MBN 암엑스포&건강페스티벌에서 강좌를 펼친 국립암센터 임명철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다른 암들과 달리 조기진단의 개념이 없다”며 “환자 대부분이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검진효과도 작고 약 한 달 뒤에 발생할 난소암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큰 문제”라 말했다.
임 교수는 “난소암을 예방하기 위한다면 미리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위험도를 예측해 만일 위험도 높다면 미리 난소와 난관을 절제하는 것이 제일 큰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난소암은 가족력의 영향이 매우 크다. 특히 유전적 돌연변이 BRCA1, BRCA2를 가졌다면 유방암은 85%,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44% 높아진다. 몇 해 전 유명 할리우드 스타인 안젤리나 졸리도 유방을 절제한 데 이어 난소난관절제술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난소를 절제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되질 않아 다른 이들보다 폐경을 일찍 겪게 돼 각종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미혼 여성이나 임신경험이 없는 여성에게는 무작정 수술을 권유할 수 없다. 임 교수는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난소를 절제하기 전에 경구피임약을 복용해 배란을 억제하여 암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소 절제술은 직접 개복수술을 통해 암 부위를 도려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배꼽을 통해 복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치료 효과도 개복수술과 차이가 없고 흉터가 남지 않는데다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환자의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복막암과 난소암의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전이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복강내온영항암화학요법(HIPEC)을 쓴다. 항암제를 주사로 맞지 않고 배를 열어 항암제를 탄 42도의 뜨거운 물을 복막에 직접 주사하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방법이다. 임 교수는 “항암주사는 머리가 빠지고 손발이 저리는 등의 전신 합병증을 불러오지만, 복강 내에 항암제를 직접 주입하면 20배의 고농도로 국소적인 암 부위만 치료가 가능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수술법은 환자의 생존율을 23% 이상 증가시킬 수 있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난소암은 우리 몸에 생기는 가장 큰 종양에다 전이와 재발률이 높은 무서운 암”이라며 “자신이 위험군에 속한다면 난소와 난관을 절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지만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매경헬스 김충식 기자 ] [ mkludacris@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