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폭염'…온열 질환자 대부분 "사회적 약자"
↑ 사진=연합뉴스 |
기록적인 폭염 탓에 전국 곳곳에서 하루 40∼50명의 온열 질환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하순부터 지난 23일까지 3개월 동안 전국에서 2천29명이 온열 질환으로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이들의 질환은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등인데 모두 폭염에 노출돼 생긴 것입니다.
온열 질환자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다. 모자 하나로 햇볕을 가린 채 가마솥 더위와 싸워가며 논밭에서 일하는 고령의 농민들이나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하는 인부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담당 공무원들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점심 이후 오후 4시까지는 쉬라고 권하지만 일손을 쉽게 놓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보니 폭염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분석해 보면 올해 유독 온열 질환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기록적인 더위가 얼마나 극성을 부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1년 443명, 2012년 984명, 2013년 1천189명, 2014년 556명 수준이었던 온열 질환자는 올해 2천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작년 발생한 온열 질환자 1천56명과 비교해도 갑절 가까이 됩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올라간 날을 더한 폭염 일수를 보면 올해는 29일이나 됩니다. 작년 폭염 일수가 9.7일이었다는 점에서 올해는 찌는 듯한 폭염이 기승을 부린 유별난 해임은 틀림없습니다.
폭염 피해자들 중에는 농촌 고령자들과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병원 치료 후 자신을 농림·어업 종사자라고 밝힌 17개 시·도의 온열 질환자는 284명, 건설현장 등에서 일한다고 답한 근로자는 320명에 달합니다. 두 분야를 더하면 전체의 29.3%(595명)인데 사무종사자(47명)나 군인(30명), 주부(151명), 학생(129명)보다 월등하게 많습니다.
농림·어업 종사자나 건설현장 근로자 수는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전체의 30%인 615명의 온열 질환자 직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입니다.
온열 질환자들이 쓰러진 장소를 보면 논밭이나 실내외 작업장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50.2%(1천18곳)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실외 작업장이 580곳으로 가장 많고 논밭 318곳, 실내 작업장과 비닐하우스 각 95곳, 25곳입니다.
온열 질환자들의 보험 유형을 보면 건강보험 지역·직장 가입자 1천690명을 제외한 116명은 의료급여 1종, 23명은 의료급여 2종입니다. 전체 온열 질환자의 6.9%(139명)가 생계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는 얘기입니다.
노인들도 폭염을 극복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온열 질환자 중 60세 이상 노인이 36.6%(742명)에 달합니다. 연령별로 보면 60∼69세 321명, 70∼79세 237명, 80세 이상 184명입니다.
이들의 직업은 확인되지 않지만, 농림·어업 종사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충북의 경우 102명의 온열 질환자 중 35명이 60세 이상인데, 이들 가운데 62.9%(22명)가 농업 종사자입니다.
한낮의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
한편 맹렬했던 폭염은 목요일인 25일 이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26일 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내외의 분포를 보이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 중인 폭염특보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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