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남극기지에 의료진 파견해

-11월 5일, 27일 각각 출국... 현지 열악한 환경, 원격진료 등으로 극복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1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극지연구소와 의료진 파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 오는 5일과 27일 2명의 의료진을 파견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속 엄현돈 전문의(응급의학과, 44)와 한경석 전문의(외과, 61)는 각각 11월 5일(남극 장보고과학기지)과 11월 27일(남극 세종과학기지)에 남극 기지로 떠난다.

↑ 엄현돈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극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대원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이 되고 싶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동료 의사나 장비의 도움이 없기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 진료를 보고 이런 경험이 저를 더욱 성장시킬 것으로 생각합니다.” (엄현돈 전문의)

↑ 한경석 외과 전문의

“종합병원에서 30여 년 동안 근무하면서 실현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열정이 있었습니다. 남극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제 열정과 경험을 마음껏 펼칠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한경석 전문의)

파견 의료진은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에서 각각 약 50여 명의 대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기후변화, 첨단 과학 등 연구 활동을 하게 된다.

이근 병원장은 “박애, 봉사, 애국을 실천하고 있는 길병원은 이번 극지 의료진 파견으로 국내 최우수 인프라를 활용하고 나아가 극지 연구, 의학, 과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다시 한 번 애국과 봉사를 실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 현지 열악한 의료 환경, 길병원 인프라로 극복
남극은 기온이 낮고, 건조하며 하루 중 해가 한 번도 뜨지 않는 극야기간도 존재하다. 1년 중 외부활동이 가능한 시기는 몇 달에 불과하다. 1년여에 걸친 파견기간 대부분을 실내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극에는 전 세계 각국이 1년 내내 운영하는 월동기지가 40여개, 하계에만 운영되는 하계기지가 40여 개 존재한다. 이 중 월동기지에는 모두 의료진이 필수 인력으로 상주해있다.

내년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예정된 세종기지에는 약 50여 명의 건설 인력이 몇 달에 걸쳐 상주할 예정이다. 외상이나 동상과 같은 응급상황이 불시에 발생할 확률이 높다.

장보고기지의 경우 남극 대륙 깊숙이 자리해 가장 가까운 인근 기지가 약 350km 떨어져 있다. 거의 고립된 상태에서 대부분의 진료를 한경석 전문의가 장보고기지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 같은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남극기지 파견 의료진과 원격진료가 이뤄진다. 파견 의료진이 제공한 환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길병원 본관에 상주한 전문의가 영상과 음성으로 적절한 의료조치를 지도할 방침이다.

또한, 최신 모바일 초음파진단기기를 남극기지로 보낸다. 모바일 초음파진단기기를 활용하면 파견 의료진은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의 초음파 영상을 취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보는 길병원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근 병원장은 “이번 의료진 파견은 가천대 길병원의 우수한 임상, 연구 역량을 발휘할 좋은 기회”라며 “파견 의료진뿐 아니라 극지 연구소 내 모든 대원이 건강하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매경헬스 서정윤 기자 ] [ sjy1318s@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