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을 푹 찌고 말리는 과정을 '증폭(蒸暴)'이라고 부른다. 즉, 쪄서 말린다는 의미의 한자어다. 인삼은 증폭 과정을 통해 성분이 농축되고 쓴 맛을 버리게 된다. 이후 표피 색이 붉게 변하면서 홍삼으로 재탄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독자적인 홍삼 효능을 갖추게 된다.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피로회복 및 면역력 강화, 혈류·기억력 개선, 항산화 효능 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아울러 체력 및 집중력 강화, 피부 미용, 스트레스 개선 등의 홍삼 효능이 다학제 간 연구를 통해 추가로 밝혀지고 있다. 홍삼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뛰어난 건강 증진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홍삼 제품의 경우 연근에 따라 매겨지는 가치가 달라진다. 실제로 홍삼을 만드는 인삼의 연근 수가 오래될수록 건강 성분이 풍부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홍삼 제품은 보통 4년근과 6년근의 인삼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홍삼 연근 수에 따라 매겨지는 가치가 정말 달라지는 것일까?
◆"우린 아직 어려" 1년근부터 3년근까지의 인삼 생애
1년근은 줄기 없이 3매의 소엽으로 이루어진 작은 모습을 띠고 있다. 보통 길이는 16~18cm, 무게는 0.75g 정도다. 뿌리 주름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며 생장 기간 동안 목질화 과정을 거친다.
2년근부터는 소엽이 5개로 늘어나면서 비로소 줄기를 갖게 된다. 뿌리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며 곁뿌리가 많고 비대해진다. 1년근에 비해 무게는 4배 정도 무거워진다.
3년근부터 개화가 이루어지는데 넓고 큰 장엽도 3매 가량 새롭게 성장한다. 뿌리가 두꺼워지면서 본격적인 인삼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다.
1년근부터 3년근까지의 인삼은 아직까지 약효 성분이 미비해 시중 유통 가치가 그리 높지 않다. 크기도 작고 뿌리의 성장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재배 과정을 통해 4년근 이후를 기약하게 된다.
◆비로소 갖춰지는 인삼의 위용 "4년근과 6년근, 차이가 있을까?"
인삼은 4년근부터 제품 가치를 본격적으로 갖게 된다. 약효 성분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크기도 상당히 커지기 때문이다. 인삼은 4년근 이후부터 뿌리 두께와 생장 속도가 완만해진다.
5년근은 4년근 대비 1.5배 가량 성장한 크기를 갖춘다. 약 35개의 장과가 열리며 뿌리와 곁가지가 상당 부분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6년근은 장엽이 6매가 달리며 뇌두가 비대해진다. 크기는 5년근에 비해 25% 가량 성장한다. 50개 정도의 장과가 열리면서 인삼 고유 체형이 완성되어 탄탄한 약효 성분을 갖추게 된다.
다만 6년근 이후부터는 뿌리 성장이 둔화되고 표피도 거칠어져 품질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6년근 이후부터는 재배를 멈추고 수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4년근보다 6년근을 더 선호한다. 시중 가치 평가 역시 4년근보다는 6년근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 6년근은 4년근보다 크기 면에서 압도하기 때문에 전체 면적 당 사포닌 성분 함량이 월등히 높다.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6년근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중앙대 인삼산업연구소와 세명대 한방식품학부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결과 6년근 인삼이 4년근에 비해 인삼단백질이 2.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삼인 홍삼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오히려 4년근이 더 좋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4년근과 6년근의 단위 면적 별 사포닌 함량 비교를 했기 때문"이라며 "크기가 더욱 큰 6년근과의 전체 면적 단위 별 사포닌 함량을 비교해본다면 4년근이 밀리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인삼 뿌리 곁가지가 풍부해지면 사포닌 함량이 증가하게 된다."라며 "이때 함량 뿐 아니라 사포닌의 농도 및 성분 우수성도 증가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6년근 홍삼이 더욱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연근보다는 체내 흡수율을 더 따져야"
홍삼 원료인 인삼의 연근도 중요하지만 섭취 후 나타나는 체내 흡수율 역시 주목을 해야 한다. 아무리 홍삼 제품을 섭취했어도 제대로 체내에 흡수가 되지 않는다면 헛수고이기 때문이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4명은 홍삼의 사포닌 성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다. 사포닌이 온전히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변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이에 최근에는 미생물 공법으로 발효하여 체내 흡수율을 높인 효삼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홍삼을 발효할 경우 사포닌 성분이 진세노사이드로 바뀌면서 월등한 흡수율을 나타낸다. 미생물이 발효 과정에서 고분자 형태의 진세노사이드를 저분자로 바꾸며 흡수 과정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삼 제품을 선택할 때에는 인삼의 연근을 비롯하여 체내 흡수율 최적화 여부도 따져야 한다. 또한 홍삼 제품이 '일물전체식'으로 만들어졌는지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국내산 6년근 인삼의 경우 열매부터 뿌리까지 사포닌이 모두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생베리는 4년근부터 맺히는 인삼열매로 뿌리보다 고함량의 사포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사포닌의 결정체인 진생베리부터 뿌리까지 모두 활용한 전체식 홍삼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삼인 홍삼 관계자는 "홍삼 제품을 선택하기 전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