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배우자가 요도염 진단을 받았는데, 이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내용의 고민글이 올라온다. 요도염의 두 종류인 임균성 요도염과 비임균성 요도염 모두 주요 감염경로가 성접촉이라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접촉이 주된 감염경로이긴 하나 유일한 감염경로는 아니라는 데에 있다. 낮은 확률이긴 하여도 대중 화장실의 변기를 통해 감염된다거나 특별한 소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성접촉 외의 감염경로로 요도염에 걸릴 확률을 묻는 글쓴이의 글 아래로 요도염에 관한 온갖 ‘카더라 통신’이 달린다. 요도염, 정확히 어떤 질병일까?
임균성 요도염은 ‘임질’이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임균성 요도염과 임질이 동일한 질병을 가르키는 용어는 아니다. 임질은 임질균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 질, 요도 염증과 전립선염, 고환-부고환염 등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임질균 요도염은 방광에서 몸 밖으로 소변을 배출시키는 요도가 임질균에 감염된 질환을 말한다. 임질이 임균성 요도염의 상위개념인 셈이다.
요도염을 ‘임질’과 혼동하는 이유는 요도염의 원인균 때문이다. 요도염은 그 원인균에 따라 임균성 요도염과 비임균성 요도염으로 나뉘는데, 이때 임균성 요도염은 임질균(Neisseria gonorrhea)에 의해 발생하며 비임균성 요도염은 클라미디아, 유레아플라스마, 마이코플라스마, 포도상구균, 연쇄강구균 등에 의해 발생한다.
요도염의 주요 감염경로는 요도 입구를 통한 상행성 감염이다. 감염자의 성기 즉 요도염에 감염된 병변에 접촉함으로써 상대방의 요도로 세균이 전파된다. 구강성교와 항문성교를 통해서도 감염이 가능하냐는 질문이 많은데, 비임질균인 클라미디아의 경우 구강성교를 통해 인후염을 유발하며, 항문성교의 경우 항문주위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성접촉 이외의 경로로 감염되는 사례 역시 보고된 바 있다. 비임균성 요도염의 경우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20%나 된다. 특히 요도염은 무증상 감염사례가 많고, 한번 치료한 후 혹은 자연 치유된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감염경로를 추적하기가 어려운 질환이다.
임균성 요도염과 비임균성 요도염 모두 증상은 대체로 비슷하다. 남성의 경우 배뇨 시 작열감, 황색의 분비물, 가려움증을 호소하며, 여성의 경우 배뇨 시 통증, 외음부 가려움증, 질 분비물 증가, 질 출현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요도의 구조상 여성보다 남성이 더 큰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이가 있다면 비임균성 요도염의 경우 잠복기가 임균성 요도염보다 길다. 임균성 요도염은 2-5일 안에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비임균성 요도염은 1주에서 1개월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다.
그러나 요도염에 걸린 모든 사람에게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여성들은 임균성 요도염과 비임균성 요도염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보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증상이 나타나도 가려움증과 질 분비물 증가 등의 증상은 가벼이 여겨 지나치기 쉽다. 남성의 경우도 증상이 나타나면 큰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병시 무조건적으로 통증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성 역시 아무런 증상을 겪지 않는 경우가 10~15%나 된다고 한다.
만약 모르고 지나치거나 증상을 방치할 경우 어떻게 될까? 비임균성 요도염의 경우 자연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합병증이 발생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 요도염은 항생제 처방만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요도협착증이나 전립선염, 고환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여성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임신 중 감염될 경우 태아로의 수직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 비뇨기과 서울역점의 김태헌 원장은 요도염은 전파가 쉬운
[ 채지혜 매경헬스 기자 jihchai@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