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가 옮기는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12일 기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SFTS 환자는 4월에 4명, 5월에 3명 등 지금까지 총 7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1명이 숨졌습니다.
예년에 비춰볼 때 통상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5월 이후 진드기에 물리는 사고가 잦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많은 환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SFTS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입니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1∼2주의 잠복기 이후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습니다. 이후 설사가 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사망하기도 합니다. 치사율이 20%를 웃돌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문제는 SFTS가 진드기에 물리지 않아도 이미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을 통해 2차적으로 감염될 수 있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우 진드기에 물렸을 만한 야외활동 경험이나 물린 자국이 없어 관련 증상이 나타나도 SFTS를 의심하지 못해 조기진단이 늦어지고 치료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집에서 진드기에 물린 환자를 돌보던 가족과, 병원에서 SFTS 환자를 진료하던 의료진이 각각 2차로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들 2차 감염은 모두 환자의 체액 등 분비물과 밀접한 접촉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의료진 감염의 경우 감염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던 의사와 간호사 등 4명이 혈청검사에서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습니다. 또 그해 SFTS로 숨진 남편과 가정 내 접촉이 많았던 아내에 대한 혈청검사와 SFTS 바이러스 유전자검사(RT-PCR)를 거쳐 가족 간 2차 감염이 처음으로 규명됐습니다.
세계적으로도 SFTS의 2차 감염 사례 보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우리보다 앞선 2012∼2013년 사이에 3건의 가족 간 2차 감염 사례가 국제학술지를 통해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서는 개와 고양이를 통한 SFTS 2차 감염 사례가 세계 처음으로 발표돼 충격을 줬습니다.
당시 교도통신 등의 보도를 보면 일본 도쿠시마 현의 한 40대 남성이 SFTS에 걸린 개와의 접촉으로 2차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이 키우던 반려견은 그해 6월말 동물병원에서 SFTS로 진단됐습니다. 이후 열병과 구토 등의 SFTS 증상이 이 남성한테도 나타났는데, 검사 결과 역시 SFTS 감염 상태로 판명났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진드기에 직접 물린 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반려견이 산책 중 진드기에 물려 SFTS에 걸린 뒤 주인한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SFTS 바이러스가 입이나 피부 속으로 침투해 몸으로 들어갔을 수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입니다.
일본에서는 또 작년 7월 길고양이를 통한 SFTS 감염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길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옮기려던 50대 여성이 고양이한테 물린 뒤 사망한 것입니다. 이 여성의 조직샘플에서는 SFTS 바이러스가 분리됐는데, 학계에서는 포유동물에 물려 SFTS 감염이 확인된 첫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외국의 사례에 비춰 국내에서도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에 의한 SFTS 2차 감염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해외전염병과 남향미 연구팀이 국제학술지(Ticks and Tick-borne Diseases)에 보고한 논문을 보면 2016년 한국동물보호소의 개 426마리와 고양이 215마리의 혈액샘플을 수집해 SFTS 바이러스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한 마리의 개(0.2%)와 한 마리의 고양이(0.5%)가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는 국내 개와 고양이에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된 첫 사례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SFTS 연구 전문가인 제주의대 이근화 교수는 "과거에는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