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는 몸이 붓고 살이 찌면서 자연스럽게 기도가 좁아져 원래 코를 골지 않았던 사람도 코골이가 생기기 쉽다. 이때 출산 뒤 없어지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산모들이 많다. 그러나 임신 중 코골이는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임신중독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에 새롭게 고혈압이 발생하는 ‘임신성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이 손상되어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 단백뇨가 검출되는 질환을 일컫는다. 임신중독증은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치명적 결과를 안길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태아에게는 자궁 내 성장 장애, 조기 출산, 태반 사망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산모에게도 신장 기능 장애와 만성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매년 5만 명의 산모가 임신중독증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호흡 장애는 임신중독증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를 동반한 수면호흡 장애가 생기면 임신으로 높아진 혈압을 더 높이면서 순식간에 혈압이 190~200mmHg까지 올라갈 수 있다..
수면 클리닉 전문의는 “임신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임신성 고혈압의 상태가 많이 호전될 수 있다.”며, “대부분 임신상태임을 고려해 양압기(CPAP) 치료를 많이 택한다.”고 전했다.
양압기는 코골이의 대표적 비수술치료 방법으로 수면 중 코와 입에 착용하면 기도에 공기를 불어넣어 상기도 협착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양압기 기기 자체는 200~300만 원 대로 고가라 수면 클리닉에서 대여서비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올해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대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대여료 부담이 20%로 줄어들었다. 다만 양압기 사용에
전문의는 “코골이가 임신성 고혈압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몰라 혈압약에만 의존하는 산모가 많다.”라고 우려하며 “임신성 고혈압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코골이 증상까지 보인다면 반드시 수면 전문 병원에서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