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끊임없는 성추문으로 물의를 빚었으나 건재를 과시해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번엔 미성년자 성매수 및 이와 관련한 권력남용 혐의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동성애자보다는 아름다운 소녀를 사랑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동성애 권리 옹호단체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이탈리아 언론 매체들이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는 이번 성추문은 이전 사건들과는 달리 미성년자가 연루돼 있는데다 총리 뿐만 아니라 각계 저명인사 다수가 관련돼 있고 검찰도 수사에 나서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현재 모로코 출신의 댄서인 카리마 케예크(17)와의 원조교제 의혹을 받고 있다. 루비라는 별명의 이 소녀는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에 총리의 별장에 처음 초대된 이후 여러 차례 이곳에서 섹스파티를 즐겼다. 밸리는 자신이 총리와 성관계를 갖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별장에서 그룹섹스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밸리는 또 총리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7000유로(약 1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밸리와 총리 관계가 알려진 것은 불법 이민자인 이 여성이 3000유로(약 460만원)를 절도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자 지난 5월27일 총리실이 그녀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손녀라고 주장하며 풀어주도록 요구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다.
이후 당시 경찰에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직접 전화를 걸은 사실과 이집트 대통령 손녀라는 주장은 허위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여론과 정치권의 비난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탈리아에서 매춘은 불법이 아니지만 18세 이하 또는 조직적인 성매매는 법으로 금지돼 있으며, 총리가 경찰에 전화해 석방하라고 지시한 것은 권력남용이 될 수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여성의 석방에 관여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내 사생활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 "내가 사퇴하는 것은 중도우파와 국가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일에는 밀라노의 한 무역전시장에 들러 "동성애자보다는 예쁜 소녀에 열정을 쏟는 것이 낫다"고 말해 자신의 생활양식과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을 방어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태도는 대중의 분노의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으며, 과거와 달리 연정
그간 성추문 등으로 물의를 빚어 아내로부터 이혼당했으나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 등을 동원해 여론조작을 하며 정치적 위기를 넘겨온 재벌 총리 베를루스코니가 미성년이 관련된 것이 명백한 이번 사건에서 어떻게 위기를 넘기게 될지 주목된다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은 전했다.
[뉴스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