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때바지(스키니 진)가 유행하면서 평양 처녀들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서강대 김영수(정치외교학) 교수는 28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조찬간담회에서 "뺑때바지가 유행하다보니 그에 어울리는 옷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면서 "'평양에 왜 중국 사람이 이렇게 많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양 주민들의 옷차림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스키니 진은 몸에 꽉 달라붙는 청바지를 지칭하는 말로 최근 남한에서도 남녀를 불문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김 교수는 '뺑때바지'와 함께 북한 사회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얻은 송이를 꼽았다.
송이는 일본 등지로 판매되던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품목으로 '노동당 39호실'에서 별도로 관리해 일반 주민들은 거의 접할 수 없었다.
김 교수는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로 해외 판로가 막혀 송이가 시장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남한까지 5.24조치로 대북교역을 제한하자 북한 내부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면서 주민들이 오랜만에 송이 맛을 보게 됐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주로 해외로 팔려나가 주민들이 접할 수 없었던 꽃게도 마찬가지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날 김 교수가 공개한 '히트상품' 중에는 '인분'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농사를 지을 때 외부로부터 지원받은 비료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 끊겨 비료 대신 사용할 인분이 유통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각 가정에서 사람 수 대로 일정량씩 모아 사용하는데, 양을 맞추는 일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시장에 '인분 가게'가 생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순대도 인기상품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군대에 돼지 등 가축을 바쳐야 했지만 북한 당국이 민심을 사려고 군량미 차출을 중단하면서 돼지고기의 공급이 늘었고 덩달아 돼지의 부속물로 만든 순대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국내 업체가 만든 신라면은 이제 상자 채 갖다놓고 팔 정도로 북한
김 교수는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폐쇄됐던 북한 사회가 조금씩 이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직 사회 전체의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변화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