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일 비공개리에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찾아가 세배를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2007년 대선에서 패해 야당이 된 뒤로 김 전 대통령에게 새해 인사를 간 것은 손 대표가 처음이다. 중도.보수층으로 외연 넓히기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이낙연 사무총장과 양승조 비서실장을 대동하고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 유신시대와 정치 선진화 등을 화제로 3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애국심을 가져라. 정치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의로워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이땅에 헌신해온 민주주의가 꽃피우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지난 93년 경기 광명을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입당, 당선된 뒤 대변인과 정책조정위원장에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내며 정계 거물로 성장했다.
양승조 비서실장은 "손 대표가 YS에 의해 발탁됐고 장관으로 모신 그런 관계이기 때문에 신년인사를 겸해 찾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세력과 구민주계,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측 등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장외투쟁 중인 시점에, 그것도 당 정책 노선에 극도로 부정적인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천정배 최고위원에게 독설을 퍼붓고 손 대표 본인에게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방문한 것은 `출신은 못 속인다'는 말을 몸소 입증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고, 한 친노 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한마디 사과도 없고 민주진영을 비난만 하는 그런 사람에게 세배 한번 한다고 외연 확대가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세환 의원은
한 핵심 당직자도 "상도동 방문 때문에 예산 날치기 무효화 투쟁과 민주주의 쟁취 투쟁이 약화될 리가 없다"며 손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