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하루 만에 다시 내홍 상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소장파 의원들은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아 새로 비대위를 꾸릴 것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한나라당이 비대위 구성 문제를 놓고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최고위원회가 어제(7일) 정의화 국회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구성을 의결했지만, 소장파를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 쇄신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긴급 회동을 하고 퇴임하는 지도부가 비대위를 구성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구상찬 / 한나라당 국회의원
- "쇄신을 하고자 하면 의원들의 총의를 물어봐야 합니다. 옛날 방식대로 지도부 몇몇이 결정하면, 누가 당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정두언 최고위원도 "정권을 내놓고 물러나는 정부가 다음 내각을 구성하는 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헌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당헌 30조에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비대위는 최고위원회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근거로 소장파 의원들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의원총회를 통해 비대위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황 원내대표도 "오는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결과에 따라 비대위 문제를 조정하겠다"며 재논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을 수습하기 위한 비대위 구성에서부터 충돌이 빚어지면서 한나라당의 내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