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북한이 우리 측이 소유한 금강산 특구의 재산을 정리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남북 간 계약과 합의를 준수하라는 입장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입니다.
고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이 금강산 특구 독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금강산 특구의 재산 정리 협의 차원에서 남측 투자자들은 30일까지 금강산으로 들어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처는 지난 4월 현대그룹의 금강산 독점권 취소, 지난달 금강산 특구법 신설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금강산 독자 개발에 방점을 찍는 이번 통보에는 다양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조봉현 /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남측을 압박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는 목적이 가장 클 것 같고, 북한 스스로 경제 문제가 힘들다 보니까 제3국 관광객으로 외화벌이를 하겠다는 명분 쌓기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주 당사자인 현대 아산 측은 정부의 정식 통보나 지침이 있기 전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부도 뚜렷한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사업자 간 계약과 남북 간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정부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북한이 과거 독자적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했을 때, 중국 정부에 협조를 구한 사례가 있지만, 새 법령을 공표한 이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또, 남측 관광객 피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 금강산 관광 재개 원칙을 접고 북측과 대화에 나서기도 쉽지 않아,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