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기습 처리에 따른 후폭풍으로 국회 마비 사태가 이어지면서 새해 예산안 심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다며 다음 주부터는 예산안 심사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성식 기자!
(네, 국회입니다.)
【 질문1 】
한나라당이 당분간 예산 심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재개할 계획이라고요?
【 기자 】
네, 우선 한나라당은 정국 추이를 보면서 이번주까지는 기다린다는 방침입니다.
정갑윤 예결위원장은 이번 주말까지는 예결소위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이 예산심사를 '보이콧' 한 상태지만 계속 파행으로 몰고 갈 수 없다는 얘기인데요, 한나라당은 야당이 계속 예산 심사를 거부하면 다음 주부터는 단독으로라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민주당이 조속히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같은 당 구상찬 의원도 "여야 원내대표 합의 대로 법정 시한인 다음 달 2일 내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야당의 예산 심사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 질문2 】
민주당의 반발도 크죠?
【 기자 】
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어제(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예산안 만큼은 날치기가 아닌 합의 처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강 의원은 합의 처리를 위해서는 여당이 최소한의 사과와 이번 날치기 책임자들에 대한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한미 FTA 비준안 기습 처리에 반발해 장외 투쟁에 주력하는 모습인데요, 정동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25일) 한미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를 열고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쟁위는 투쟁 방법과 시기 등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향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한미 FTA 기습 처리에 반발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쏜 것과 관련해 오늘 오전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 질문3 】
민주당은 FTA 문제뿐만 아니라,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정신이 없는 모습이죠?
【 기자 】
네, 민주당 내부가 다음 달로 예정된 통합전당대회를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혁신과통합 등은 다음 달 17일 야권 통합전대에서 단일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요,
현 지도부의 통합 추진을 반대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어제(24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먼저 전당대회를 열고 여기서 뽑힌 지도부가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의 집안 싸움으로 야권 통합도 고비를 맞게 됐는데요, 혁신과통합 측은 오늘 열릴 예정이던 2차 연석회의를 취소했습니다.
앞서 혁통은 어제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단독 전대를 여는 것은 국민의 열망에 반하는 것'이라며 통합 전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혁통 측 관계자는 MBN과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의 입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분위기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오늘 오후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야권 통합과 관련한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MBN뉴스 이성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