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올해를 강성대국의 해로 정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인 '강성대국'을 후계자 김정은도 이어받겠지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습니다.
격변의 한반도 시리즈 두번째, 김지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며칠 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 등장한 대형 초상화입니다.
'태양상'으로 이름 붙여진 이 영정 초상화는 김정은 부위원장의 주도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당초 목적은 올해 4월 15일 강성대국 건설을 기념하는 축하행사에 쓰일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강성대국, 1998년 처음 등장한 이 정치선전 구호는 '사상과 군사강국의 위력으로 경제 발전까지 도모해 명실상부한 사회주의 강국으로 거듭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사망을 이유로 강성대국 선포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예정대로 강행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강성대국 달성이 가까운 시일안에 실현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습니다.
핵을 중심으로 한 선군정치를 통해 군사강국은 이뤘다고 할 수 있지만, 경제난 해결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백승주 /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 "애초 목표했던 경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북한의 모습은 만들 수 없습니다. 강성대국은 하나의 정치적 슬로건, 달성하지 못한 비전에 불과합니다."
그렇더라도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 통치를 해야 하는 김정은으로서는 강성대국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급격한 정책 변화는 혼란과 함께 민심 이반마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류길재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은의 리더십 하에서 강성대국 건설로 매진해나갔다는 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서도…"
대신 김정은은 강성대국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줄이고, 경제 문제는 지난해 초 발표한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실천하는 장기 과제로 돌릴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조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명백히 경제적 목표 달성은 실패한 상황이거든요. 이런 점에서 북한의 강성대국 진입의 강조점이나 분위기는 다운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5번만 쓰는 대신 강성부흥, 강성국가라는 단어를 주로 쓰며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함께 중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식량 지원 등을 받아 국가의 공급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강성대국에 대한 희망의 끈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 [ jhkim031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