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적십자 회담 등 우리 정부가 제시한 인도적 접촉 카드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이에따라 남북간 교착상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산가족 상봉 제의는 우리 정부가 답보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제시한 카드.
고구려 고분군 일대 소나무 병충해 방제를 위한 실무접촉 제의에 반응이 없자 이산가족 상봉을 비책으로 꺼낸 것입니다.
▶ 인터뷰 : 유중근 / 대한적십자사 총재 (지난 14일)
- "이번 제의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고, 나아가 남북간 인도적 현안 문제를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접촉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남조선이 한쪽으로는 상봉과 교류를 떠들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5·24 조치 고수에 대해 역설하는 것은 눈감고 아웅 하는 협잡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논평은 이어 "앞뒤가 맞지 않는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은 여론을 오도해 북남관계 파탄의 책임을 회피하고 막다른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습니다.
북한이 남측의 접촉 제의 전화통지문을 아직까지도 수령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이 발표한 공개질문장에 답하라는 말만 이어왔습니다.
이 공개질문장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조문태도 사과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들입니다.
북한이 남측 제의를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남북관계도 당분간 현 상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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