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오늘 국회 정론관에서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말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재오 / 새누리당 의원(7월9일)
- "다름의 리더십은 소통하고 화합하는 리더십이 돼야 하며, 분열이 아니라 조정과 화합으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리더십이 돼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위적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서민적 리더십이 돼야 한다. 당은 현재 모습이 과연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차기 정권을 감당할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분열의 리더십', '국민 위게 군림하는 권위적 리더십'은 박근혜 전 위원장을 지칭하는 걸까요?
정몽준 의원 역시 조금 전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역시 박근혜 전 위원장과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정몽준 / 새누리당 의원(7월8일)
-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새누리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비박 주자 3인 가운데 한 명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선 참여와 불참을 놓고 여전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쨌든 새누리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오, 정몽준 의원의 불참으로 새누리당 경선 흥행은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물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김태호 의원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참여만으로 경선을 흥행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비박 주자들의 경선 불참을 뒤로 하고 박근혜 전 위원장은 내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합니다.
슬로건은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입니다.
박근혜 캠프 변추석 홍보본부장의 설명입니다.
▶ 인터뷰 : 변추석 / 박근혜 캠프 미디어홍보본부장(7월8일)
- "국민에게 즐겁고,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는
다가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희망을, 꿈을 이루어지는 그런 정치, 그런 정치 철학을 실현하는 데 있어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누구든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잠재력과 끼를 맘껏 발휘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꾼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재오, 정몽준 의원의 꿈과 희망은 박근혜 전 위원장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나 봅니다.
내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열리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 행사는 '명랑함과 소박함'이 주제라고 합니다.
딱딱하고 절제된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에 다가서려는 노력입니다.
심지어 홍사덕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박근혜 전 위원장 주변 5.5m 이내에는 55세 이상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하라'고 접근 금지령까지 내렸습니다.
행사 때마다 나이 든 중진 의원들이 박근혜 전 위원장 주변을 감싸는 모습이 TV화면에 비치는 것이 박 전 위원장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박 전 위원장에게 낮은 지지율을 보내는 젊은 층을 사로잡고자 나이든 중진들이 자제해달라는 겁니다.
홍사덕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인터넷에서는 노년층 폄하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또 한 명의 대권 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에서 한 출마 선언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두관 / 전 경남지사(7월8일)
- "2012년 시대정신은 박정희식 개발독재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여 평등국가를 여는 것입니다. 단순히 패자에게 기회를 주는 사회로는 부족하며, 덜 성공한 사람은 있어도 영원한 패자는 없는 나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김두관 전 지사가 내건 슬로건은 '내게 힘이 되는 나라, 평등국가'입니다.
김 전 지사는 뼛속까지 서민인 자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해 '서민 삶을 모른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과는 살아온 과정이 너무나 대비되기 때문에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문재인 고문보다 김두관 전 지사가 더 껄끄러운 상대라는 말도 들립니다.
물론 문재인 고문 측은 '새누리당이 자신을 두려워해 힘 빼기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무시하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새누리당은 김두관 전 지사가 출마 선언을 하자마자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 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혜훈 / 새누리당 최고위원(7월9일)
- "우선 본인거취 약속으로 첫째 민주통합당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 유지하겠다고 했고, 둘째 중도사퇴 없이 임기 채우겠다 약속했지만 둘 다 깼다. 새 약속하기 전에 350만 경남 국민께 먼저 머리 숙여 깊이 사죄부터 하는 게 순서라고 본다."
김두관 전 지사는 이런 물음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요?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정동영 / 민주통합당 고문
- "5년 전 대선 패배로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드렸다. 제가 가고자 하는 새로운 길은 그동안 추구해왔던 가치와 정책을 실현 시킬 수 있도록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저를 바치는 것이다."
한때 야당의 대선 후보였지만, 지금은 다시 도전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할 걸까요?
대선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대선 경선 표가 점점 좁혀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 축구 경기에서 토너먼트를 통해 최종 대결자를 가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 있는 한 선수는 여전히 경기를 뛸지 말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바로 안철수 원장입니다.
'더 늦으면 안 된다. 빨리 나와야 한다.', '안철수 바람은 이제 꺼졌다'는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요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은 '안 교수가 지금쯤은 정치하겠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하겠다' 정도까지는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까지 지적하기도 합니다.
출마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출마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나름 이유가 있고 할 말이 있겠죠.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안철수 교수도 나름 할 말이 있을 법합니다.
국민은 그의 입에서 말이 나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말은 어떤 말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