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준비하고 그 과정 하나하나를 수첩에 담아둔 분입니다. 박선원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 비서관 지금 전화로 연결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결국 정치권이 국가기록원의 원본을 보자고 합의했는데 적절하다고 보시나요?
-적절하지 않죠. 이런 일이 어느 나라에 과연 있습니까.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시초를 보자면 선거 기간에 그것도 집권당과 정보기관이 서로 연루되어 이미 발췌본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여권으로 한 번 유출된 상황에서 다시 정치적 쟁점화가 되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고요. 저는 무엇보다도 지금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셔서 안 계시지 않습니까. 당사자가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더욱이 현직 정보기관장께서 발췌본과 회담록을 비밀 해제까지 하면서 공개하고. 그래서 이것은 불법이다, 바로 잡아야 된다는 측면에서 야당이 공개하자고 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제출 요구안이 통과되었는데요.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과거 회담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원문과 이번에 공개된 전문이 크게 다를 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이번에 공개가 된다고 해서 과연 이 논란이 잠잠해질 수 있을까요?
-우선 앞에 말씀하신 부분 있잖아요? 내용에 조금 차이가 있어요. 이게 2008년 1월 버전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받아 적을 때는 NLL과 관련해서 김정일 위원장이 ‘NLL 문제는 자기 입장을 고수하는 북이나 남이나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평화 협정 논의 때나 되어야 할 것 같다, 통일을 위해서도 어차피 선은 필요하다’ 그렇게 말하고 정리가 되었거든요. 그런데 2008년 1월 판에는 ‘통일을 위해서도 선이 필요하다’ 이런 말이 없어요. 그런 점에서 보면 노 대통령의 말씀도 중요하지만 NLL과 관련해서 하도록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말을 하도록 노 대통령이 유도했는가, 하는 부분이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이 빠져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그렇다면 그런 오해를 풀기 위해선 공개가 되어도 좋은 점이 있겠네요?
-좋은 점이라면 더 이상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줄 수 있다고 하면 좋을 수 있겠죠. 대통령께서 NLL 포기 발언을 안 하셨고 그런 취지의 말씀도 안하셨기 때문에 그게 확인이 되어야 하는데요. 지금 문제가 뭐냐면 결국 새누리당 의원님들하고 민주당 의원님들이 열람할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중에 오해할 만한 발언도 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또 새누리당 의원들이 말씀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무언가 심판이 필요하지 않나. 적어도 법률가라든지 아니면 국가기록물 관리에 관해 권위 있는 학자들이 소수이지만 같이 참여를 해서 판정을 내려주는 게 정치적 정쟁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원문을 공개하는 것은 반대 하셨는데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의원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거든요. 문 의원은 어떤 의도에서 그런다고 보시나요?
-문 의원께서도 이것을 원하진 않으셨겠죠. 원해서 이것을 공개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정원에서 발췌해서 만든 것과 2008년 1월 버전을 비밀등급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국정원이 했다는 것이 불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요청에 의해서 공개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합법적인 거고. 그 다음에 그것을 통해서 더 이상 국가가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자는 취지로 말씀하신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때문에 저는 사후적으로 문재인 의원님의 입장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원래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지만 불법적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다시 정리하고 오해를 불식시키고, 더 이상 정쟁으로 국가가 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하는 것이 없게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으로 그런 수단을 말씀 하신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 그런데 여기에 지금 서상기 의원은 필요하다면 음원파일까지 공개해야 된다고 인터뷰 하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있는 대로 제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정말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런 인터뷰를 함과 어울러서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마치 분위기와 목소리를 들으면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보완적인 발언을 하시거든요. 이런 말을 들어보면 발췌본을 만들었듯이 국정원에 남아있는 파일을 가지고 새로운 음성 파일 짜깁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여차하면 그것을 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