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전투기 조종사, 참 멋져 보이시죠?
하지만, 전투기를 몰기까지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지옥훈련을 통과해야 합니다.
오지예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 기자 】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 F15K.
갑자기 뚝 떨어지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솟구쳐 올라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임무 수행은커녕, 그냥 타는 것도 힘들어서 평소 고강도 훈련이 필수입니다.
첫 단계는 웬만큼 단련된 장병도 기절한다는 공포의 가속도 내성 강화 훈련.
▶ 스탠딩 : 오지예 / 기자
-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몸무게의 9배가 넘는 하중을 극복해야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제가 직접 해보겠습니다."
굉음과 함께 서서히 돌기 시작하는 훈련 장비.
속도가 빨라지자, 얼굴이 짓이겨지고, 훈련 교관이 알려준 L1 호흡을 해보지만, 숨 한번 쉬기 어렵습니다.
기절 직전, 30분 같은 30초의 훈련이 끝났고, 곧바로 심한 두통과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다리 힘이 중요하죠?)네. 어지러워요. 힘들다.
화려한 비행을 하는 전투기 안, 조종사들은 기절하지 않으려고 '윽' 소리를 내며 버틴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이어지는 비상 탈출 훈련과 고공비행 적응을 위한 저압실 훈련.
에베레스트산 정상과 똑같은 조건에서 산소마스크를 벗자, 간단한 문장 하나 쓰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박현경 /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대위
- "(조종사들은) 단 몇 초 만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됩니다. 안전한 비행과 완벽한 임무수행을 위해서 반드시 이 훈련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대한민국 하늘을 지키는 늠름한 빨간 마후라들, 그 뒤엔 강인한 정신력과 고된 훈련이 숨어 있었습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