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원 국정조사에는 청문회 사상 초유로 증인석 앞에 가림막이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여야가 이 가림막을 뜯어야 한다 말아야 한다 공방을 벌이느라 오전 청문회 내내 허송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신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장에 하얀 가림막이 설치됐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댓글작업 당사자인 여직원 등 국정원에 재직 중인 4명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신기남 / 국정원 국조 특위 위원장
- "안보이니까 손을 들어서 안에 계신 분은 박원동 증인?"
▶ 인터뷰 : 박 모 씨 / 국정원 직원
- "네"
그런데 질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림막의 형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싸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가림막 안으로 들어가 설전을 벌입니다.
▶ 인터뷰 : 박영선 / 민주당 국회의원
- "여기 앉아서 핸드폰으로 다 지시받아서 답변하고 무슨 청문회 의미가 있어요!"
▶ 인터뷰 : 권성동 / 새누리당 국회의원
- "저 앞에 있는 사람은 핸드폰 없어요?"
결국 증인들의 손이 보이도록 가림막 일부를 제거하는 촌극도 펼쳐졌습니다.
가림막 아래에 놓인 증인 명패에는 이름 대신 가명이 쓰였지만, 질문을 하던 의원들이 실명과 학력을 거론해 버려 사실상 신상명세가 모두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김도읍 / 새누리당 국회의원
- "그전에 삭제한 흔적이 있다는 거죠? 자, 김하영 증인? (네)"
▶ 인터뷰 : 이상규 /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 "김하영 증인? (네) 이정복, 감대호가 연세대 정외과 동기라는 사실 알고 있습니까?"
국회 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대거 증인석에 오르면서 이동 통로에는 차단막이 설치됐고 동선도 철저하게 통제됐습니다.
▶ 스탠딩 : 신혜진 / 기자
- "두 번째 국정원 청문회가 열렸지만 여야의 난데없는 '가림막 공방'으로 오전 내내 공전을 거듭해 아까운 청문회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MBN 뉴스 신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