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있는 사이, 결코 정치적으로 가볍지 않은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가볍지 않다는 의미는 문재인 의원은 제1 야당의 대선 후보였다는 점, 통합진보당 해산은 한국 헌정사에서 단 한번도 없던 일이라는 점때문입니다.
결과에 따라 야권과 여권 둘 중 하나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정상회담 회의록 논란과 관련해 내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의원이 출석하는 이유는 지난 대선때 했던 바로 이 발언때문이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당 의원(작년 12월 17일)
- "지금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NLL 회의록 그렇죠? 제가 그 회의록 최종적으로 감수하고 정부 보존 기록으로 남겨두고 나온 사람입니다. 제가 그 회의록 속에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하거나 다시 NLL 주장하지 않는다거나 그런 언급 있다면 제가 책임진다고 진작에 공언했죠?"
회의록을 최종적으로 감수한 문재인 의원은 회의록이 왜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지 않았는지, 고의적인 누락인지 여부를 검찰에 소명해야 합니다.
참고인 신분이긴 하지만, 누락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의 조사결과와 관계없이 이 문제는 이미 정치적으로 커져 버렸습니다.
검찰 소환에서 문 의원이나 참여정부 사람들의 고의적 누락으로 밝혀진다면 문 의원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반면, 단순 누락으로 밝혀진다면, 여권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정치적 후폭풍도 거셀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민주당은 문 의원의 검찰 소환을 정치적 공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병헌 / 민주당 원내대표(오늘)
- "문재인 의원이 진작 출석하겠다고 했는데 왜 이제 부르는 것인지, 국감이 끝난 직후에 종합질의 진행되는 와중에,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있는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국내에 없는 시기에, 문재인 후보를 딱 맞춰서 부르는 것 자체가 시기가 공작적이다."
통합진보당 사태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당 해산심판 청구는 헌정 사상 없었던 일입니다.
황교안 법무장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황교안 / 법무부 장관
- "통합진보당은 강령 등 그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석기 의원이 연루된 통합진보당 RO의 내란 음모와 활동도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황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뿐 아니라, 의원들의 국회의원직 상실결정 청구도 할 방침입니다.
통진당은 결국 사라질까요?
그리고 통진당 의원들 역시 의원 뺏지를 내놓게 될까요?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의 1심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부는 긴급하게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금도 활동하는 통진당의 존립 자체가 당장 우리 안보를 해한다고 판단할까요?
통진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희 / 통합진보당 대표
-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안의 국무회의 통과는 시민에 대한 전면전 선포나 다름없다. 정권의 몰락은 필연적이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지켜봐야 하지만, 만약 통진당의 해산 결정이 내려진다면, 여권은 보수층의 지지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기각 결정이 나온다면, 무리하게 '공안정국'을 이끌었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입니다.
자칫 박근혜 정부의 추동력에 힘을 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문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조심스럽게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통합진보당 위헌 정당 해산 청구야말로 대한민국을 수호하려는 불가피 선택이다.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결정을 기대한다"
▶ 인터뷰 : 김관영 / 민주당 수석 대변인
- "박근혜 대통령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청구안이 긴급안건으로 상정돼 신속히 처리된 이유가 뭐냐."
문재인 의원과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
정치적 고려 없이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 여권은 얘기하지만, 그 정치적 무거움 때문에 정치권은 숨죽여 두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말을 아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인가 봅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