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전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한 북한군의 기습 포격이었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한 지 정확히 3년 되는 날입니다.
참혹했던 현장의 모습은 이제 거의 사라졌고, 연평도 주민들은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가슴 속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이기종 기자가 연평도 현지를 찾았습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11월 23일.
쏟아지는 폭탄에 연평도는 쑥대밭이 됐고, 해병대원 2명과 주민 2명이 숨졌습니다.
연평도 포격 3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4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포격 도발에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 인터뷰 : 정홍원 / 국무총리
-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해치거나 안보의지를 방해하는 어떠한 세력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포격의 상흔을 간직한 연평도에서도 추모식이 열려 안보의지를 다졌습니다.
포격 3년이 지난 지금 연평도는 제모습을 되찾았습니다.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한때 100여 명까지 줄었던 연평도의 인구는 포격 전보다 20% 이상 많은 2천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꽃게 작업이 한창인 부두에서는 포탄이 날아들었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신성선 / 연평도 주민
- "바다에 풍년이 좀 들어야 모든 게 풍년이 되는데 올해도, 내년도 게가 많이 잡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포격의 상처가 모두 아물지는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전창분 / 연평도 주민
- "조금만 소리나면 막 놀라고, 노인들은 몸이 불편하니까 얼른 못 움직이잖아요. 그래서 불안해서 막 울고 그래요."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 인터뷰 : 김규진 / 연평고등학교 1학년
- "훈련하거나 밤에 갑자기 천둥이 치거나 그럴 때마다 뭔가 폭격인가 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생업을 위해 섬을 떠날 수 없는 주민들은 NLL을 코앞에 두고 지워지지 않는 불안 속에 섬을 지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